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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관 영어 도슨트 삼총사

중앙일보

입력

최진수·박재경·강준모군(왼쪽부터)이 역사와 영어 공부법에 대해 “역사는 사건별로 살피고 영어는 매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우리의 해설을 듣고 우리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고국으로 돌아갈 때 보람을 느껴요.” 강준모(서울 염창중 1학년), 박재경(서울 중동중 3학년), 최진수(경기 안양 비산중 1학년)군에게 전쟁기념관 영어 도슨트 활동은 단순한 봉사활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우리의 역사를 외국인에게 알리는 것 뿐아니라, 전쟁의 의미와 국제정세까지 몸소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군은 “한 미국인 관광객은 6.25전쟁 이후, 우리가 이뤄낸 경제성장을 살펴보며 무척 감탄했었다”며 “외국인들이 우리의 해설을 듣고 한국을 다시 바라보는 기회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쟁기념관(서울 용산구)의 영어 도슨트가 되기 위해서는 역사와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에게 우리의 역사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영어와 역사 공부를 유별나게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 영어신문 읽고 한글로 번역

3개월전부터 전쟁기념관 2기 영어 도슨트로 활동 중인 세 친구는 사교육 없이 역사와 영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박군의 경우, 중앙일보의 영문판인 중앙데일리를 꾸준히 구독해 시사상식과 영어 실력을 함께 갖췄다. 박군은 “매일 한글로 번역하고 번역한 내용은 나만의 스토리로 정리해 또다시 영문 번역했다”고 영어 공부법을 밝혔다. 최군은 매일 영어 라디오를 들으며 실력을 쌓았다. 최군은 “EBS 라디오 영어 채널을 늘 틀어 두고 듣는다. 무의식 에서도 영어가 머릿속에 자리를 잡게 된다”고 했다. 강군 역시, 라디오 듣기를 추천했다. 처음에는 원어민이 말하는 속도나 발음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꾸준히 듣는다면 마법처럼 들리게 된다는 것이 강군의 말이다. 강군은 “단순히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간다면 받아 적기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적은 내용은 방송이 끝나면 다시 듣기로 비교한다.

역사 공부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최군의 경우, 교과서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역사 관련 도서를 많이 읽는 편이다. 강군은 강의를 대부분 교수가 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한 대학의 역사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한다. 강군은 “대학 도서나 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고 교수님들께 직접 질문할 수 있다”며 “역사를 외우려고 하기 보다는 사건의 전후 배경을 이해하면 저절로 공부가 된다”고 했다. 세 학생은 공통적으로 역사체험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박군의 경우 “전쟁기념관이나 고궁, 유적지처럼 역사적 현장을 찾아가 눈으로 살펴보고 책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역사 공부에 대한 의미가 달라진다”고 했다. 역사 교과서에 대한 비중이 줄고는 있지만, 전쟁기념관에서 우리 근현대사와 국제정세를 이야기하는 세 학생에게 역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목이라고 한다. 최군은 “역사는 미래이자 오늘이고 과거다. 역사를 모르고 미래를 그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닌, 우리의 역사를 외국인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영어를 익힌다면 누구나 역사 관련 영어 도슨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엽 기자 lumen@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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