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익힌 뒤 기출문제 반복 학습 5.5등급서 1.5등급 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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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씨는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 위해 모든 과목을 기초-개념-유형-기출-마무리 커리큘럼에 맞춰 계획을 세웠다.

“의욕이 하나도 없었어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꿈도 없었죠.” 이태헌(19·성균관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2)씨는 고교생 때 학교에 가면 잠만 잤다. 중3이 되자 공부에서 아예 손을 놨다. 당연히 성적도 엉망이었다. 고3 내내 그의 모의고사 성적은 5~6등급 수준이었다.

대학 진학에 실패한 뒤 이씨는 재수를 하게 됐다. 여전히 학원에서도 잠만 잤다. 어느 날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어렴풋한 꿈이 그의 긴 잠을 깨웠다. 하지만 당시 처지로는 몽상에 불과했다. 사업을 안정적으로 하려면 어느 정도 직장생활을 하며 일을 배우고 인맥도 쌓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르바이트로 사업 종잣돈을 마련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차라리 대학에 가서 과외를 하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대학에 가야 제대로 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답을 찾자 더 이상 잠만 잘 수 없었어요.”

그에게 의욕이 생겼다. 대입 재도전을 위해 그에게 남은 시간은 6개월. 경쟁자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계획부터 수립한 뒤 하루 18시간씩 이를 실천했다. 그 결과 평균 5~6등급이던 성적이 6개월 만에 1.5등급까지 올랐다.

커리큘럼에 맞춰 과목별로 학습전략 세워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지난 4년의 세월은 ‘개념 부족’이라는 학습 공백을 남겼다. 혼자 개념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주일 동안 친구들의 책을 모두 뒤져 어떤 책이 괜찮은지, 그 책을 몇 번 봐야 할지, 그 책을 모두 공부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계획을 짰다. 그는 모든 과목을 ‘기초-개념-유형-기출-마무리’ 식으로 학습전략을 짰다. 이를 토대로 계획을 세우되 가장 효율적이고 완성도 높은 공부를 위해 ‘기초-개념-(개념+유형)-(개념+기출)-(기출+개념)-(기출+마무리)’로 여러 번 반복하도록 했다. 이런 식으로 계획을 짜면 여러 번 반복해 기억도 잘 되고 이해력도 높아진다. “개념을 3번 본 다음 기출문제로 모르는 개념만 보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돼 효율적이에요.”

언어영역은 다른 과목에 비해 ‘기초’과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문학작품을 보며 어떤 것이 느껴지는지 머릿속에 정리해 둔다. 교과서나 문학 정리 인터넷강의처럼 책의 일부를 편집한 것을 읽으며 감상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기출+개념’ 단계에서는 기출문제를 풀며 틀렸거나 모르는 문제를 답지와 개념을 참조해 분석한다. ‘기출+마무리’ 단계는 9~10월에 하면 된다. “어떤 과목이든 6·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각각 3회 이상 풀어 그 해 수능 출제경향을 파악해야 합니다.”

수리영역의 ‘기초’는 개념서 한 권으로 시작한다. 개념을 읽은 뒤 한 두 번 정도 손으로 쓰며 기본·유형 문제만 푼다. ‘개념’ 과정에서는 개념서를 한 번 더 보고 그 속의 모든 문제를 푼다. 예컨대 수학의 정석으로 공부할 경우 정석의 기본·유형·연습문제를 다 풀면 된다. “수리의 경우 유형 문제 풀이를 많이 할수록 새로운 문제에 대한 대응능력이 커지고, 아는 유형의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어요.”

외국어영역의 ‘기초’는 어휘다. 단어를 효율적으로 외우기 위해 이씨는 ‘5~10분씩 끊어 시간차를 두고 여러 번 보는 방법’을 제안했다. 예컨대 아침·점심·저녁시간에 각각 2번씩, 공부 끝나기 전과 자기 전 1회씩, 총 8번 영어 단어를 본다. 1회당 모든 단어를 2~3번씩 보는데 1~3회는 읽거나 쓰면서 외우고 4~6회는 뜻을 가리고 빠르게 테스트한다. 정답은 확인하지 않는다. 7·8회째는 4~6회 때와 같이 시험을 보되 틀린 것이나 헷갈리는 것을 체크한다. 체크한 것은 1~3회 때처럼 5분간 외운다. 다음 날 8회째 체크한 단어와 새로 외울 단어를 8회에 걸쳐 외우면 된다.

탐구영역은 ‘개념+유형’ 과정이 중요하다. 탐구영역은 타 과목에 비해 암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집을 풀 때 하나의 과정을 더 거쳐야 한다. 답을 모르거나 헷갈리는 내용은 문제집 제일 앞이나 노트에 정리하고 그 문제집을 풀 때마다 한 번씩 본다. 이씨는 이런 방법으로 7등급이던 탐구영역 점수를 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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