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천성산 터널 공사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던 지율 스님이 지난 11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상대로 2000만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문 고문의 저서 『운명』(사진)에 쓰인 내용 중 천성산 터널 공사 관련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다. 지율 스님은 소장을 통해 책 내용 정정과 함께 사과문 게재도 요구했다.
12일 지율 스님이 낸 소장에 따르면 지율 스님이 문제 삼은 천성산 터널 공사 관련 대목은 문 고문이 사회적 갈등관리의 어려움을 얘기하면서 사례로 든 것이다. 문 고문은 책에서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과정 중 천성산 터널 공사에 대한 노선의 타당성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고,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지율 스님은 “노 전 대통령은 재검토가 아닌 ‘고속철도 사업 전면 백지화’를 공약했다. 그러나 전면 백지화를 공약했던 노 전 대통령은 취임 전에 사실상 공사 강행으로 볼 수 있는 ‘대안 입찰’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대안입찰은 터널 공사를 배제한 기존 안과 다른 터널 공사 대안을 갖고 있는 업체 선정 작업을 뜻한다.
지율 스님의 소송에 대해 문 고문 측은 “지난 5월 지율 스님의 오해를 풀기 위해 문 고문이 장문의 편지를 써 설명드렸는데 지율 스님이 수용하지 못하신다니 안타깝다”며 “사회적 갈등관리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말하기 위해 객관적 상황을 간략하게 기술한 것일 뿐 스님의 명예에 해가 되는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채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