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과대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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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엔화 가치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12일 도쿄에서 일본과의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본의 인플레이션율은 제로 수준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지만 엔화 가치는 지난 1년간 올랐다”며 “엔화 가치 상승은 부분적으로 안전자산을 찾으려는 자본이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IMF는 “중기적(medium-term) 관점에서 엔화 가치가 다소 과대평가(moderately overvalued)돼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엔화 가치는 3월 중순 이후 달러 대비 5% 올랐고, 이는 일본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IMF는 일본 경제가 지난해 3월의 대지진 충격에서 벗어나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립턴 IMF 수석 부총재는 “일본의 재건비용 지출과 탄탄한 소비 덕분에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일본 경제가 올해 2%, 내년엔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일본 수출과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꺾이는 것도 일본 경제에 부담이라고 했다. 립턴 부총재는 “유럽 위기로 경제 전망에 하방 위험이 상당히 있다”고 했다.

 IMF는 일본 경제의 구조적 장기과제로 ▶높은 국가부채 ▶저성장 ▶디플레이션을 꼽았다. 특히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일본의 순공공부채는 사회보장 지출이 급증하면서 10배 늘었다.

 IMF는 일본이 10년 이상 진행돼 온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은행(BoJ)이 자산매입을 상당히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일본은행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왔지만 2014년까지 인플레이션율 1%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통화 완화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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