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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여자 암에 약하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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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체질전문의 김달래 박사는 “체온이 1도만 내려가도 면역력은 30% 이상 떨어진다”고 말했다 [사진=중앙포토]

한여름에도 시린 발 때문에 두터운 양말을 신거나, 코 부위가 시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냉증'환자다. 요즘처럼 에어컨 바람을 쐬는 여름에는 고통이 배가된다. 최근 <암은 냉증이다>라는 책을 펴낸 김달래 한의학 박사(김달래한의원 원장)는 '냉증이 모든 병의 근원' 이라고 말한다. 사상체질 전문의인 김 박사는 6년 전부터 냉증에 주목했다. 그는 "건강검진센터에서 1만 명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해 본 결과 몸이 찬 사람이 60~70%에 달했다"며 "저체온 증상은 생리통ㆍ불임ㆍ비만 등 각종 질환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근육량 부족도 원인…생리통ㆍ두통 동반

정상인의 평균 체온은 섭씨 36.4~37.1도로 오전 10시에 측정한 체온이 36℃ 미만이면 냉증이라고 진단한다.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며 생리통과 두통ㆍ소화불량ㆍ어깨 결림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맥 에너지와 피부전도율 측정?적외선체열 촬영 등을 통해 냉증을 진단한다.

김 박사는 냉증의 첫째 원인으로 ‘근육량 부족’을 꼽았다. 근육은 우리 몸의 최대 열 생산기관이다. 체온의 30~40%가 근육에서 생성된다. 김 박사는 “자동차의 대중화와 온갖 편의시설로 인해 현대인의 활동량이 줄고 근육량의 저하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수면부족과 스트레스, 지나친 신체 노출도 체온을 낮추는 주범이다. 김 박사는 “냉증을 호소하는 상당수가 불면증을 겪고 있다”며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근육과 혈관이 이완하지 못해 혈액순환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에 영향을 미쳐 손이나 발의 말초혈관에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혈액순환 장애는 체온저하로 이어진다.찬 음식도 우리의 몸을 차갑게 한다.

체온이 1℃ 떨어지면 암세포에 무방비

냉증이 건강을 위협하는 이유는 면역력 때문이다. 김 박사는 “"체온이 1도만 내려가도 면역력은 30%이상 떨어지고, 반대로 1℃올라가면 면역력은 5~6배 올라간다“고 말했다. 체온이 올라가면 혈액 순환이 활발해지고 면역 기능을 가진 백혈구의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 또 체온이 떨어지면 장내 유해세균이 대량으로 번식해 몸의 면역력에 악영향을 끼친다.

김 박사는 특히 암과 냉증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정상인은 하루 3000~4000개의 암세포가 생성됐다가 면역기능으로 소멸된다. 하지만 냉증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암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암은 주로 몸의 차가운 부위나 혈류가 잘 돌지 않는 곳에 생긴다. 암세포 증식이 가장 활발한 온도는 저체온인 35~35.5도. 그는 “옛 선조들도 암의 원인을 냉증에서 찾았다”며 “<동의보감>에도 원기를 잘 길러서 체온을 높여주면 암덩어리가 저절로 없어진다고 적혀있다”고 설명했다.

부추ㆍ파ㆍ마늘ㆍ인삼ㆍ발효음식 체온 올려

체온을 올리려면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김 박사는 우선적으로 근육량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전체 근육의 70%이상 분포된 하체 운동에 집중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걷기다. 매일 5천보 이상 걸어야 한다.

깊은 호흡도 도움이 된다. 내쉬고 마시는 공기 양이 많을수록 중추신경계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된다.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온과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이때 여성은 브래지어나 거들 등 몸통을 조여 폐를 압박하는 옷을 벗는 것이 좋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양의 음식'을 먹는다. 대표적인 것이 옻과 발효음식이다. 김 박사는 “옻은 성질이 따뜻해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뭉친 피를 풀어줘 손발이 차고 생리 전 아랫배가 찬 사람, 무릎이 시리며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 좋다”고 말했다. 옻은 닭, 오리와 함께 삶으면 알레르기 반응이 줄고 육질의 탄력성이 좋아진다. 김치ㆍ장류ㆍ젓갈류와 같은 발효음식에는 비타민 B12가 풍부하다. 소화율을 높이고 장내 세균을 활성화시켜 몸의 온도를 올려준다.

부추ㆍ파ㆍ마늘ㆍ인삼ㆍ닭 등도 대표적인 발열 식품이다. 생강차와 계피차는 혈류를 늘려 체온을 높인다. 김 박사는 “발열음식도 자신의 체질에 맞는지 확인하고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주일 동안 꾸준히 먹었을 때 잠이 잘 오고 소화, 대소변 배출이 잘되면 자기 몸에 맞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냉증 환자에게 뜸을 처방한다. 뜸은 쑥을 재료로 해서 몸이 찬 곳에 열을 가하는 방식이다. 하루에 한 번, 30~40분 정도 3개월 지속하면 냉증이 개선된다.

오경아 기자

냉증의 증상

ㆍ여자는 생리통, 남자는 낭습(囊濕, 사타구니에 땀 차는 것)이 나타난다
ㆍ손발을 비롯해 신체 부위가 차다
ㆍ에어컨 바람을 피하고 싶다
ㆍ찬 음료를 마시면 설사한다
ㆍ피로하면 몸이 붓는다
ㆍ잠들기 어렵다

체온을 떨어뜨리는 생활습관

ㆍ근육운동을 하지 않고 몸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
ㆍ찬 성질의 음식을 많이 먹는다
ㆍ자주 과식한다
ㆍ소금의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한다 (소금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ㆍ해열제ㆍ진통제ㆍ항암제 등 화학약품을 자주 복용한다.
ㆍ물을 많이 마신다.
ㆍ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ㆍ가볍게 샤워만 할 뿐 입욕은 하지 않는다.
ㆍ냉방기기 사용 시간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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