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 첫 달…엇갈린 손익계산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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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이후 첫달 미국의 대(對)한 무역 적자가 크게 늘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4월 한국으로부터 상품 수입액은 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달의 48억 달러에 비해 14.6%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고다. 반면 미국의 대 한국 수출은 37억 달러로 전달보다 12% 줄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는 18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달(6억 달러)의 3배, 지난해 같은달(10억 달러)보다도 크게 늘었다.

양국간 FTA는 3월15일 발효됐다. 이때문에 4월 무역수지를 FTA의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첫 지표로 보는 시각이 있다. 미국의 4월 전체 무역적자는 전달에 비해 4.9% 줄어든 501억 달러였다. 미 통상전문매체인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 등은 미 무역수지 적자가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한국과의 무역에선 적자가 급증한 점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두 달 통계치만으로 FTA 효과를 따지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미국이 발표한 수치는 한국 무역당국의 집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수출과 수입을 잡는 시점과 원산지를 따지는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월 19억5000만 달러 ▶4월 13억7000만 달러 ▶5월(20일까지) 1억6000만 달러였다. 지경부 이운호 무역정책관은 "월말에 우리쪽에선 수출신고가 돼 수출액으로 잡히더라도 미국에선 다음달 수입분에 잡히고, 타 지역을 경유할 경우에도 미국은 원산지가 한국이면 한국서 수입한 것으로 계산해 수치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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