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C 의장단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KIMC에서 만나요!” 8월 3일부터 진행되는 KIMC를 준비하기 위해 모인 의장단이 회의가 끝난 직후 모여 포즈를 취했다.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순화동 한 회의실. 정장을 차려 입은 20여 명의 고교생이 시험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다. 지난 시간에 교육받은 국제회의 발화양식을 습득했는지를 점검 중이다. 시험은 모두 영어로 치러진다. 문제가 많아 시험지가 빽빽한데다 객관식 문제도 없다.

 이들은 2012한국모의국제회의(Korea International Model Congress, 이하 KIMC)를 준비하는 의장단이다. 지난 4월에 의장단으로 선발됐다. 미국 의회와 UN총회를 재현한 총 11개의 위원회별로 배정된 27명이다. 지난 겨울방학 때 KIMC 윈터 세션(Winter Session, KIMC 전국고교생연합동아리 회원들이 워크숍 형태로 진행한 KIMC 소규모 버전)에 이어 열리는 이 같은 예비과정 덕에 일반고 학생들도 KIMC에서 본격적인 활약에 나서고 있다.

4개월간 의장단 논의 거쳐 체어리포트 완성

 대회 총의장으로 시험문제를 출제한 김지현(서울 하나고 3)군은 “의장의 발화양식은 종류가 많고 복잡해 수십 문장을 외워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장에서 각국 의원(Delegate)이 어떤 식의 질문이나 요청을 하더라도 순발력 있게 답할 수 있도록 매주 강도 높게 연습한다”고 설명했다. 필기시험을 마친 직후엔 총의장단과 실전처럼 진행하는 모의연습도 예정돼 있다. 2차 시험과 3차 모의연습까지 발화교육만 총 4주간 진행된다.

 회의가 열리는 8월 전까지 4개월간 매주 주말마다 수시로 모여 회의를 준비한다. 주요업무는 의제(Agenda)설정과 체어리포트(Chair Report) 작성, 발화양식 연습과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 준비다. 위원회별로 2개씩 지정되는 의제는 확정하는 데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이슈가 됐던 주제를 중심으로 정해진다. 각 의장단이 자신이 속한 위원회의 성격에 어울리는 의제를 조사한 뒤 여러 개의 후보의제를 정한다. 1차로 전체 의장단이 모여 후보의제 중 일부를 압축한 뒤 최종적으로 총의장단이 확정한다.

 의제가 확정되면 참가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체어리포트를 다시 한 달간 작성한다. 의제가 설정된 이유와 배경지식, 현재의 문제점과 의장단이 제시하는 대안 방향과 함께 참고하면 좋은 인터넷 사이트와 참고도서까지 망라된다. 총 4차에 걸쳐 수 차례 수정과 작성을 반복해야 비로소 참가자들에게 발송할 완성본이 된다.

회의방식 시뮬레이션으로 참가자 이해 도와

 이런 노력 덕에 실제 KIMC는 일반고 출신의 첫 참가자도 우수위원상을 수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올해 미 하원의회 부의장을 맡은 최세희(서울 현대고 3)양은 지난해 첫 참가로 우수위원상을 수상한 성과를 인정받아 의장단에 합류했다. 최양은 “처음엔 막막했지만 체어리포트로 의제를 이해한 뒤 워크숍에서 회의형식을 미리 익혀 둬 실제 회의에서 당황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KIMC는 첫 참가자를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므로 경험이 없더라도 관심만 있다면 자신 있게 도전하라고 친구들에게 권한다”고 자랑했다.

 장기간 이어지는 또래 친구들과의 인맥 교류는 KIMC에서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미 국무회의 의장을 맡은 정승현(서울 신일고3)군은 “지난해 KIMC에서 만난 친구들과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며 대입·토플 정보 등을 유용하게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학부를 목표로 하거나 영어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끼리 함께 활동하기에 유용한 활동”이라고 권했다.

 워크숍은 모의국제회의에 처음 참가하는 학생을 위해 준비하는 의장단의 핵심업무다. 국제회의 진행방식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무대에서 실제처럼 연기해 참가자의 이해를 돕는다. 미국 의회와 UN총회의 진행방식이 조금씩 다르므로 워크숍의 대본구성도 각각 나눠 진행된다. 국제회의석상에서 출석을 표시하는 방법(Roll call)부터 의장이나 다른 의원에게 남은 발언시간을 양도하는 방법(Yielding) 등 각 회의별로 20여 종의 진행방식을 연기한다.

 총의장 김군은 “처음 참가하는 학생도 노력만 하면 수상까지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의장단의 역할”이라며 “이를 돕기 위해 워크숍을 비중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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