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몸에 세포 심어 '사람 간' 만드는데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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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의 대학 연구팀이 유도만능줄기(iPS·induced Pluripotent Stem)세포를 이용해 사람의 간을 만드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요코하마(<6A2A>濱)시립대 다니구치 히데키(谷口英樹·49) 교수팀은 iPS세포를 이용해 쥐의 체내에서 직경 5㎜가량 되는 사람의 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iPS세포는 완전히 자란 체세포에 바이러스나 단백질을 주입함으로써 배아줄기세포와 마찬가지로 어떤 세포로도 변화할 수 있는 초기 상태로 되돌려진 세포를 말한다. 요미우리는 “연구팀은 먼저 iPS세포를 전구세포(前驅細胞·특정 세포의 형태 및 기능을 갖추기 전 단계의 세포)로 변화시킨 뒤 여기에 혈관을 만들어내는 혈관내피세포, 세포끼리 연결하는 능력을 가진 간엽계 세포를 함께 넣어 수일간 배양시켰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간 세포를 쥐의 머리 부분에 이식했더니 5㎜ 정도의 간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의 보도에 국내 연구진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차(CHA)의과학대학 정형민 교수는 “일본 연구팀이 사람의 간을 만들어 냈다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공 간을 만드는 것 이외에도 간 경색으로 간을 절제하거나 간 이식을 받는 환자들의 세포치료에도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도 “ 실제로 인공 간을 만들어 내려면 1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iPS세포=만능 줄기세포인 배아줄기세포에선 피부세포·혈액세포·뇌세포 등 모든 세포들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종교계의 반대 등으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윤리성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이를 거꾸로 돌리는 방식으로 피부·간 ·뇌의 체세포에 바이러스나 단백질을 주입해 초기 상태의 세포로 만든 것을 유도만능줄기(iPS)세포 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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