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프로세서 선점 경쟁 '불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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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내일의 스마트 컴퓨터 네트워크는 오늘의 칩으로 시작된다''고 말한다. 점차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칩 종류인 네트워크 프로세서는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확인하고 보내는 일을 담당한다.

이 칩은 올해 말부터 IBM의 후원을 받게 될 것이다. IBM은 코드명이 샌포드(Sanford)인 자사의 차세대 파워NP(PowerNP) 네트워크 프로세서의 애플리케이션 중심 버전을 2002년에 공급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인프라 장비 제조업체들은 최근 스위치나 라우터같은 새로운 네트워킹 제품들과 관련한 비용 절감과 개발시간 단축을 위해 IBM의 파워NP 4GS3 칩과 개발툴을 사용하고 있다.

알카텔(Alcatel), 노텔 네트웍스(Nortel Networks), 화웨이 테크놀로지(Huawei Technologies)는 모두 4GS3 칩 사용 계획을 발표했다. 일례로 알카텔은 텔레콤 대기업들을 위한 하이엔드 라우터인 자사의 7770 라우팅 코어 플랫폼에 이 칩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오는 5월 대량 출하될 예정이다.

IBM은 기업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파워NP 칩과 개발툴을 사용함으로써 신제품 개발 주기를 6~12개월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와 동시에 IBM은 기업들이 네트워크 칩보다는 제품의 성공에 있어 좀더 미션 크리티컬할 것으로 여겨지는 영역에 엔지니어링 자원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기업 소비자들이 그들의 네트워크를 증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개발시간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다.

물론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회사가 IBM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 인텔의 익스체인지 아키텍처뿐만 아니라 이지칩 테크놀로지(EZChip Technologies), 실리콘 액세스 네트웍스(Silicon Access Networks), 루슨트 테크놀로지(Lucent Technologies)의 에이지어 시스템(Agere Systems)이 경쟁 상대가 되고 있다.

네트워크 프로세서는 데이터 패킷(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요소를 나타내는 이진 데이터 묶음)을 조사해 네트워크 관리자가 설정한 규칙에 따라 이 패킷이 어디로 보내져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후 이 패킷은 이것을 수송하는 스위치로 보내진다. 그런 규칙들은 특정한 종류의 데이터나 개인에 대해 우선권을 부여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네트워크 프로세서는 프로그래밍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종류의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기존 데이터를 다른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다시 프로그래밍될 수도 있다.

서비스 제공업체는 네트워크가 시동 운영된 다음에도 새로운 장비를 설치할 필요 없이 이런 변화를 가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서비스 제공업체가 소비자들을 위한 새로운 기능이나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IBM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IBM Microelectronics)의 파워NP 담당 마케킹 매니저인 팀 와드(Tim Ward)에 따르면, "이것이 최종 사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은 새로운 타입의 서비스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네트워크는 이런 서비스들을 제공하도록 설정될 수 있다고 말하며, "그래서 만약 벨사우스(BellSouth)가 우리 집과 나의 거래 은행 간에 VPN을 제공하고자 할 경우,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화 회사는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갖춘 자사 네트워크를 사용해 와드의 VPN 패킷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함으로써 좀더 양호한 속도와 신뢰성을 VPN 접속에 제공할 수도 있다고 그가 설명했다.

VPN은 양 당사자 간에 안전한 포인트 투 포인트 네트워크 접속을 제공한다. 은행의 경우에는 은행 네트워크로의 안전한 인터넷 연결을 고객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시장 점유율을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지만, IBM이 자사의 네트워크 프로세서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 여건 때문에 대부분의 네트워킹 장비 제조업체들은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위해 외부 기업들을 찾고 있다.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네트워킹 산업을 조사하는 기업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아키텍트(Communications Network Architects) 사장인 프랭크 주벡은 "모든 기업이 그렇게 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일종의 다음 세대의 유행같은 것이다. 앞으로 제품 간의 차별화는 서비스 측면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BM은 파워NP가 네트워킹 장비 및 네트워크 서비스에서의 역할 외에 네트워크에 부속한 스토리지나 스토리지 영역 네트워크, 보안이나 음성/데이터 서비스같은 몇 가지 새로운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네트워크 프로세서는 표준단체나 개인 네트워크의 규칙들이 성능 향상을 위해 재작성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와드는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코프로세서 및 소프트웨어와 한 데 묶음으로써 "보안 애플리케이션으로 안성맞춤인 것을 얻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내장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는 오늘날의 일부 서버 어플라이언스들이 수행하는 기능, 즉 TCP/IP 프로세싱, 방화벽 기능, 심지어 VPN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IBM 경영진들이 밝혔다.

IBM은 레지덴셜 게이트웨이도 겨냥하고 있다. 레지덴셜 게이트웨이는 수많은 PC들이 단일한 인터넷 접속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다. IBM은 조만간 이 시장에서의 제휴관계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IBM 경영진들이 밝혔다.

IBM의 10기가비트 파워NP 칩은 올 연말에 견본이 나올 것이다. 와드에 따르면, 이 칩을 사용한 제품들은 2002년 중반쯤 공급될 것이라고 한다. 기존의 파워NP 4GS3는 2.5기가비트 데이터 속도를 지원한다.

또한 IBM은 파워NP 개발 환경 최신 버전인 버전 2.1이 리눅스 운영체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회사측은 개발자들, 특히 대학에 소속된 개발자들이 그들이 일하기에 익숙한 환경에서 네트워크 프로세서와 함께 사용될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리눅스 지원을 추가했다고 IBM 경영진들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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