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근혜 종북의혹 제기 "김일성 생가엔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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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3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종북((從北)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위원장이 2002년 5월 11~14일 방북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것을 두고서다. 박 전 위원장의 방북은 한국미래연합 창단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시기였다. 당시 그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당 운영에 반발해 탈당했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박 의원은 2005년 10월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키는 데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 만경대 정신까지 안고 갈 수 없다’고 했다”며 “그런 박 의원이 2002년 방북 당시엔 김일성 주석의 생가가 있는 만경대에는 왜 갔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박 의원의 방북기(訪北記)엔 ‘북이 우리보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 보였다’는 등 북을 찬양 고무하는 내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사상, 국가관이 의심스러운 사람이 국회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김일성 주석 생가와 주체사상탑에 다녀온 정치인이 국가지도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새누리당과 박 의원의 생각이 아니냐”며 이같이 물었다.

 박 전 위원장이 1일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국회 입성에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한 역공인 셈이다.

 이에 대해 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10년 전의 방문을 지금 와서 흠집 내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구태 음해 공작의 재현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반박했다.

손국희·류정화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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