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체중 재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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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비만치료에서 체중계와의 씨름은 비단 어른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소아비만 아이들 역시 체중계 재기는 매우 큰 스트레스이자 과제이다.

소아비만 어린이의 가정에도 거의 대부분 디지털 체중계가 있으며 매일, 아니 아침저녁으로 빈번하게 체중을 재는 일이 벌어진다. 분명 긍정적인 일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잦은 체중재기를 제한하는 편이다.

첫 번째 이유는 아이들이 다이어트에 대해 가지는 훈련적인 측면에서의 규율성이 사라지고 나아가서는 소아다이어트에서 핵심적으로 주지해야 할 습관 형성의 중요성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소아다이어트는 어른 다이어트와는 달리 아이들의 교육적 측면이 중요하다. 즉 살 빼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결과 다이어트보다는 살 빼는 습관을 형성하는데 부모와 아동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과정다이어트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하는데 잦은 체중재기는 결과에 목을 매달도록 은연중에 인지를 왜곡한다.

둘째, 자주 체중을 재다 보면 체중을 재는 일이 가지는 긴장감이나 예기불안 등이 사라져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다소 긴장하고 기분 좋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의지도 강화되고, 동기부여도 잘된다.

셋째, 잦은 체중재기가 또 하나의 스트레스로 아이들에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체중을 너무 자주 재다 보면 미미한 변화 탓에 다이어트 의욕을 잃을 수 도 있다. 대게 체중 감량 변화는 지속적으로 매끈하게 빠지는 하향곡선 모양이 아니라, 들쭉날쭉한 톱니바퀴형 형태를 띠기 때문에 이를 계속 지켜보다 보면 되레 실망감이 커져 다이어트를 아예 포기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큰 숲을 보지 못하고 사소한 눈금 하나에 사로잡혀 의욕을 상실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많은 소아비만아이들에게 큼직한 스트레스를 하나 더 얹혀주는 꼴이다.

따라서 소아다이어트의 체중재기 원칙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일주일에 2회 이하로 정해놓은 요일, 정해놓은 시간에만 체중을 재어보라. 그래야 아이들은 더 기대하며 긴장해서 다이어트에 집중한다. 체중 재는 일의 신비감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에는 아이들의 손이 가지 않는 곳에 체중계를 치워두었다가 체중 측정을 하는 시간에만 꺼내 체중을 재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만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낮추며 체중 재는 법

하나, 아이와 체중 재는 횟수를 상의하여 결정하라. 감량 초기에는 일주일에 2회 정도가 좋다. 체중감량이 순조롭고 아이가 자신감을 회복하였으면 횟수를 좀 더 늘려도 무방하다.
둘, 하루 중 체중이 제일 낮을 때를 기준으로 체중을 재라.
셋, 운동을 했다면 운동 후 체중을 재라.
넷, 식사 후에는 체중을 재지 말라.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위해 체중을 재는 것 이상 이하도 아니다.
다섯, 하루에 두 번 이상 체중을 재지 말라.
여섯, 체중계 올라갈 때 걱정하거나 긴장하지 말도록 아이의 마음을 다독거려 주어라.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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