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프로는 김 프로에게 뭘 가르쳐줬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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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대섭

김자영(21·넵스)의 국내 여자프로골프 2주 연속 우승이 화제다. 그런데 김자영이 “김대섭 프로의 퍼팅 특훈 덕분”이라고 얘기하면서 그 조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섭(31)은 아마추어 시절 쟁쟁한 프로들을 제치고 한국오픈에서 두 차례나 우승했고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서 통산 6승을 올린 선수다. 그는 현재 경기도 용인에서 상근예비역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다. 그는 29일 본지와 전화 통화를 통해 그 비밀을 털어놨다.

 김대섭은 “4월 말쯤이다. 지인이 김자영의 퍼팅 문제를 한번만 봐 달라고 부탁했다. 처음엔 군생활을 하고 있어 어렵다고 했다. 그래도 부탁을 해 와 퇴근 후 세 차례 봐줬는데 2주 연속 우승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대섭은 “자영이가 공 3개를 치는 걸 보고 ‘셋업’이 크게 잘못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김대섭으로부터 퍼팅 조언을 받고 국내 여자프로골프 2주 연속 우승한 김자영. [중앙포토]

 김자영의 퍼팅 셋업은 체중이 오른발에 쏠려 있었고 오른쪽 어깨도 오른쪽으로 처져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셋업은 스트로크의 최저점이 왼발 쪽이 아닌 오른발 쪽에서 이루어지는 문제점을 낳았다. 김대섭의 주장에 따르면 퍼팅 등 쇼트게임의 셋업 때 체중이 오른쪽에 걸리게 되면 ▶에임 때 타깃의 오른쪽을 겨냥하고 되고 ▶리듬은 깨지며 ▶백스윙을 작게 하면서 손으로 때리는 타법을 하게 된다. 짧은 퍼팅 때는 공이 홀 오른쪽으로 쉽게 벗어나고 롱 퍼팅 때는 헤드가 들리면서 설맞아 거리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

 김대섭은 “내가 알고 있는 퍼팅 스트로크의 제1원칙은 공과 왼쪽 눈이 멀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퍼팅 때 이상적인 체중 배분은 왼발 55 대 오른발 45의 비율”이라고 말했다. 김자영은 30~40야드의 어프로치 샷 때도 체중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김 프로의 조언을 받고 교정했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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