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 'MS 닷넷' 대응전략 마지막 스퍼트

중앙일보

입력

특종 : 썬의 소프트웨어 전략에서 핵심주자 중의 한사람인 마르코 뵈리즈 부사장이 갑자기 회사를 떠나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썬은 MS 닷넷(.Net)에 맞서 싸우기 위한 계획을 밀어 부치고 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략의 주요 배후 인물이 오는 2월 5일에 있을 썬의 웹 서비스 전략 런칭 직전에 사임할 준비를 하고 있다.

회사 측근 소식통들에 따르면, 썬의 웹톱 및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인 마르코 뵈리즈는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며 오는 1월 26일 사표가 수리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썬 관계자들은 기업가에서 썬 부사장으로 변신했던 뵈리즈를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덧붙였다.

뵈리즈는 이에 대한 논평을 요구하는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썬 대변인 역시 논평을 거부했다고 한다.

타이밍이 안좋다

뵈리즈의 사임은 아주 좋지 않은 시기에 이뤄지고 있다. 썬은 현재 웹서비스 영역에서 숙적인 MS와 맞서기 위한 싸움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썬은 주목할만한 웹서비스 전략을 만들고 있지만, 현재 그들의 제품은 마치 각 부분들이 잘 들어맞지 않는 조각그림 같다. 제품간에 상당한 갭이 있으며 제품들이 지나칠 정도로 자바에 의존하고 있다. - 어탬 나수,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 수석 산업 애널리스트

썬과 AOL의 합작 벤처인 아이플래닛(iPlanet)은 새로운 웹톱 원격 액세스 소프트웨어를 내놓을 전망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썬이 호스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반으로 삼고 있는 요소 들 중 하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인프라는 썬의 백본이 될 것이며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이에 기반해 웹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뵈리즈는 웹톱 소프트웨어 그룹 총괄 매니저이자 부사장임과 동시에 스타오피스(StarOffice) 및 스타포탈(StarPortal)을 관장하고 있다. 스타오피스와 스타포탈은 썬의 웹서비스 사업에 포함될 예정인 또 다른 두 개의 소프트웨어 제품이다.

스타오피스는 각각의 컴포넌트로 분리될 수 있는 공개소스 데스크톱 오피스 스위트다. 스타포탈은 어떤 브라우저를 통해서든 원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호스티드 버전의 스타오피스다.

공개소스 대표자

지난 1년 반 동안, 뵈리즈는 높은 지위로 빠르게 승진하면서 썬의 비공식적인 공개소스 대표자로 부상했다.

뵈리즈는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1년간 독일인 교환 학생으로 수학한 후 16세 때부터 워드프로세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후 곧바로 스타디비젼(StarDivision)을 설립했으며, 1999년 8월 7350만 달러에 썬에 매각했다.

오는 2월 5일 썬은 개발자들이 ‘스마트 서비스(Smart Services)’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으로 자바 기반 아이플래닛 스위트를 삼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라고 회사 전략에 정통한 소식통들이 밝혔다. 스마트 서비스는 썬이 구상중인 웹서비스를 위한 브랜드명 중 하나다.

썬은 MS가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자세히 밝힌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사업인 윈도우 중심 닷넷에 대해 공개소스 방식으로 맞설 예정이다.

썬은 공개의 증거로 웹서비스를 플러그 앤 플레이와 거의 비슷한 상호교환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선전할 예정이다. 이런 애플리케이션들은 수많은 벤더들의 수많은 컴포넌트로 구성돼있다.

썬의 거창한(?) 비전

바우스트리트(Bowstreet) 사장겸 CEO인 밥 크롤리는 “썬은 아이플래닛 애플리케이션 서버 스택을 일종의 운영체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앞으로 지원할 몇 가지 운영체제 중 하나다. 이런 환경에서는 EJB(Enterprise Java Beans)와 JSP(Java Server Pages)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컴포넌트를 구축하는 것도 바로 이런 환경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썬의 비전에서는 다수의 웹서비스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 네트워크 전체에 걸쳐 규합되는 개별적인 호스티드 서비스 집합을 썬의 용어로 ‘서비스 그리드(service grids)’라고 한다.

각각의 서비스는 서로 다른 벤더가 추진할 수 있으며, 이런 서비스들은 e-메일에서부터 증권 시황 표시기, 워드프로세서, 비행정보 표시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썬은 자사의 웹서비스를 발표할 때 일부 기업들이 구축하고 호스팅하는, 웹톱에 기초한 웹서비스들을 선전할 예정이다.

바우스트리트 관계자들은 웹서비스 벤더인 바우스트리트가 이런 파트너들 속에 포함될 것이라고 시인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라클의 호스팅 부문이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라클 관계자들은 이런 사실에 대한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썬 관계자들은 오는 2월 5일의 소프트웨어 전략 발표일에 대해 어떤 것도 언급하지 않았다.

다가오는 도전

한 애널리스트는 썬이 소비자 및 개발자들에게 일관된 웹서비스 계획을 제시할 때 만만찮은 문제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한다.

썬 연구소는 브라질이라는 코드명을 가진 웹서비스 툴킷을 개발했다. 이 툴킷은 썬이 이의 상용 버전을 공급하게 될 경우 그런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 썬 관계자들은 브라질이 자사의 장기적인 웹서비스 전략의 한 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 수석 산업 애널리스트인 어탬 나수는 “썬은 이런 부분들을 가지고 주목할만한 웹서비스 전략을 만든다. 하지만 현재 그들의 제품은 마치 각 부분들이 잘 들어맞지 않는 조각그림 같다. 제품간에 상당한 갭이 있으며 제품들이 지나칠 정도로 자바에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수는 썬이 SOAP(Simple Object Access Protocol) 트랜스포트 메커니즘 같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웹서비스 표준을 지지하는데 충분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썬 직원이었던 한 사람이 XML의 아버지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썬은 웹서비스 모델에 필수 불가결한 데이터 공유 프로토콜을 지지하는데 늑장을 부려왔다는 것이 나수의 주장이다.

“썬은 즉흥적인 XML 전략을 채택해왔다. 그들의 전략은 여기 찔끔 저기 찔끔 하는 식으로 산만하다. 결국 그들은 이 분야에서 신뢰성을 잃고 말았다”고 나수는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