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베트남전 수치스러운 전쟁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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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사자 4486명, 아프가니스탄 전사자 1984명을 기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한 묘지에서 메모리얼 데이를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십자가를 어루만지고 있다. [샌타모니카 UPI=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메모리얼 데이인 28일 오전(현지시간) 알링턴 국립묘지 행사를 마치자마자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았다. 메모리얼 데이는 미국의 현충일이다. 올해는 미국이 베트남전쟁에 참여한 지 50주년이 된다. 미국민들은 베트남전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당시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의 체면에 손상을 입힌 전쟁인 데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반전(反戰) 운동도 거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전을 50년 만에 미국민들 앞에 불러냈다. 그는 대통령 선언문에서 “2012년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연방정부·지방정부·개인기구 등과 함께 전 미국이 베트남전을 기념하자”고 역설했다. 특히 2025년까지 13년 동안 베트남전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2025년은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오바마는 “미국이 전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참여한 베트남전은 결코 수치스러운 전쟁이 아니다”며 “위대한 국가로서 미국은 베트남에서 희생된 5만8000여 명의 애국자를 최선을 다해 예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곤 “아직도 행방불명 상태로 남아있는 1600여 명을 찾기 위해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위대한 미국의 재건을 내세운 오바마로선 ‘베트남전의 재발견’에 시동을 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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