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토머스 사전트 2학기부터 서울대서 강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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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토머스 사전트(左), 찰스 리(右)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토머스 사전트(69) 미 뉴욕대(NYU) 경제학부 교수가 올 가을학기부터 서울대 강단에 선다. 서울대는 27일 “사전트 교수를 비롯해 하버드대 찰스 리(유전학) 교수, 노스웨스턴대 서경원(경제학) 교수 3명을 임용한다”고 밝혔다.

 사전트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 출신으론 처음 서울대 전임교수를 맡는다. 현재 구체적 임용기간과 형태 등은 협의 중이다. 급여와 연구지원금을 포함하면 연간 15억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전트 교수와 함께 뉴욕대에서 그의 연구를 뒷받침하는 교수 5명도 함께 임용할 예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사전트 교수가 운영하는 석·박사 통합 과정을 개설해 전 세계의 경제학도를 불러모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전트 교수는 ‘합리적 기대가설’ 등 거시경제 변수와 실제 경제정책 간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로 지난해 크리스토퍼 심스(70)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노벨상을 받았다. 그가 쓴 『거시경제학이론』은 경제학도의 교과서로 널리 쓰인다. 2007년부터 한국은행 국외 고문을 맡는 등 한국과 인연도 각별하다.

 사전트 교수의 영입은 서울대가 추진해 온 ‘글로벌 선도 연구중심대학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서울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노벨상 수상 외국 석학 채용에 60억원을 투자하는 등 235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의대에 임용될 찰스 리 교수는 인간 유전체에 ‘단위반복변이(CNV)’라는 새로운 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낸 성과로 2008년 호암상을 받았다. 그는 해마다 4개월 동안 서울대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석좌초빙교수를 맡는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이번 교수 임용은 한국 대학이 글로벌 지성을 선도하는 의미가 있다”며 “파격적 예우와 연구환경을 조성해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리적 기대가설(rational expectation hypothesis)=가계·기업 등 경제주체가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이용해 경제상황의 변화를 합리적으로 예측한다는 것. 정부의 재정·금융정책은 민간 기대에 이미 반영돼 효과가 없다는 논리다. 케인스 학파의 암묵적 가정인 ‘사람들은 한 번 속은 뒤 똑같이 반복돼도 계속해서 속는다’는 전제를 뒤집었다. 1970년대 로버트 루커스와 토머스 사전트가 주창했다. 루커스-사전트 모델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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