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숲 프로그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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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무늬가 보여요.” 숲 체험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돋보기로 나무의 표면을 관찰하고 있다.

동화책·동시 읽고 숲 속에서 연계활동

 “삐약삐약~ 어느 병아리가 모이를 많이 먹나?”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숲. 유치원생 20여 명이 잣나무 숲 속을 바쁘게 뛰어다녔다. 신효진(5)군은 “맨눈으로 그냥 볼 때보다 나무줄기 무늬가 훨씬 크게 보인다”고 자랑했다.

 서울숲에서 진행되는 ‘숲속나라 동화이야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다. 서울숲 내에 있는 숲속작은도서관에서 동화책이나 동시를 읽은 뒤 숲속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한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기도 삼익유치원 원생들은 ‘어미닭과 병아리’라는 동시를 읽고 종이컵과 색종이로 노란 병아리를 만들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최진경 코디네이터는 “책 이야기를 듣고 숲 속에서 연관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집중도가 높다”고 말했다.

오감 활짝 열어 숲 있는 그대로 느껴야

 오감을 활용해 숲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숲 프로그램이 인기다. 숲은 아이들의 감각을 키우는 데 제격이다. 아이다움 숲 연구소 강성희 대표는 “숲에 가면 후각·청각 등 오감을 활용해 숲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흙 냄새와 나뭇잎 냄새처럼 숲에서 나는 자연의 향을 맡게 하면 평소 알지 못했던 냄새를 맡으며 후각을 자극할 수 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등도 찾을 수 있다. 숲 속의 새로운 소리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흙과 나무, 나뭇잎의 감촉은 촉감을 자극한다. 손으로 만져보거나 맨발로 밟아보고, 땅 표면의 마른 흙과 촉촉한 젖은 흙을 만져보며 다양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숲 프로그램은 별다른 준비물 없이 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숲 탐방부터 숲 속 부산물을 이용한 공예와 풀꽃 관찰 등 연령과 관심 분야에 따라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숲 프로그램 대부분이 선착순 신청으로 진행된다. 예약하면 무료나 1천원 내외의 적은 활동비를 내고 참가할 수 있다. 서울숲사랑모임 이한아 사무국장은 “초여름은 숲을 즐길 수 있는 적기”라며 “숲 속에서 뛰어 노는 것만으로 효과가 커 숲 체험을 하려는 가족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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