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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품질 신뢰 쌓여 까다로운 고객들 오가며 들러 알뜰 구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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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전문 매장은 백화점이나 마트에 자리한 매장에 비해 규모가 크고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촬영 협조=올가홀푸드 방이점]

워킹맘 민지영(39·대치동)씨는 지난해부터 대형마트 대신 집 근처 유기농 매장을 이용한다. 주말마다 차를 몰고 대형마트에 가 카트가 넘치도록 장을 봐야 1주일을 보낼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퇴근길에 잠시 들러 그때그때 싱싱한 채소와 육류를 살 수 있어 만족한다. 또한 백화점이나 마트에 입점해 있는 매장에 비해 규모가 크고 제품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강남 지역 주민의 식탁에 오르는 유기농 제품의 인기 비결을 알아봤다.

고수입 구매층 두터워 매출 상승폭 가장 커

민씨처럼 친환경·유기농 매장을 찾는 사람의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강남·서초·송파, 이른바 강남 3구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유기농 전문점으로는 올가홀푸드와 초록마을·이팜·무공이네·노른자 등이 있다. 초록마을은 강남 3구에서 매장 15개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대비 지난해 매장당 평균 매출 상승폭이 컸다. 특히 송파구에 있는 매장의 평균 매출 상승폭이 34%로 서울 시내 25개 구의 매장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가홀푸드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직영점 10곳 중 5곳이 강남3구에 있다. 매장 수가 많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초록마을 강남구청점 서영욱 점장은 “강남 지역 고객은 품질만 보장된다면 값이 싸거나 비싸고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단골 확보가 쉽지는 않지만 한 번 신뢰하면 꾸준히 매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비교적 수입이 안정된 구매층이 두터운 것도 강남3구에 유기농 매장이 밀집돼 있는 이유로 꼽힌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이팜의 무방부제 가공식품들.

친환경·유기농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비싼 것은 아니다. 생산자와 연간 계약을 통해 안정된 공급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악천후 등으로 작황이 나빠 생산량이 줄어도 가격 변화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채소 값은 대형마트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저렴하다. 유기농 매장 ‘이팜’에서 판매하는 무농약 감자의 경우 1kg에 3900원이다. 대형마트에서는 5480원에 팔리고 있어 이팜 매장의 가격이 40% 정도 싸다. 초록마을에서 파는 콩나물과 상추·깻잎·대파 같은 채소 중 대형마트보다 100~799원 저렴한 것도 있다.

고객 충성도 높아 단골 고객 이름까지 외워

친환경을 내세운 유기농 매장은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이러한 매장은 규모가 작아 다양한 제품을 진열하기 어렵다. 또한 전문 매장에 비해 고객의 충성도가 낮다. 백화점이나 마트의 고객 중 상당수는 제품 한두 개를 사려고 잠시 들르기 때문이다. 반면 전문 매장은 고객과의 친밀도가 높다. 이팜 대치점 김지희 점장은 “단골 고객의 이름을 외우고 있을 뿐 아니라 고객들도 종종 직원의 안부를 묻는다”며 “매장 주변을 오가는 길에 들러 먹을거리를 나눠 줄 만큼 친밀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화 주문은 이들 매장의 특징이다. 고객이 전화로 필요한 제품 목록을 알려주면 직원이 대신 장을 봐서 배송한다. 직원은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것만큼 채소가 시들지 않았는지 두부나 유제품의 유통기한은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 제품을 고른다.

유기농 매장을 찾는 연령층은 크게 어린 자녀를 둔 30~40대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50대 이상으로 나뉜다. 김씨는 “30~40대는 이유식과 아이들 간식을 주로 구매한다”며 “특히 이유식 재료인 쇠고기 안심, 채소, 동태채, 친환경 과자, 조미류 구매율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50대 이상은 과일과 곡류·축산류를 주로 찾는다. 이 밖에 유기농 매장에서는 고추장과 간장·된장도 잘 팔린다. 친환경 사과·토마토·딸기 등 과일 세트와 양파즙 같은 건강보조식품은 선물용으로 인기 있다.

글=송정 기자
사진=황정옥·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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