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돈은 넘치는데 굴릴 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22일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국민슈퍼정기예금’의 1년 만기 최고 금리를 3.9%에서 3.88%로 0.02%포인트 내렸다. 한 달 만의 금리 조정이지만 추세는 뚜렷하다. 올 1월만 해도 이 상품의 최고금리는 4.03%였는데 0.01~0.02%포인트씩 조금씩 떨어져 3.8%대까지 내려갔다.
농협도 15일 ‘채움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3.8%에서 3.77%로 내렸다. 올 초만 해도 이 상품은 연 3.97%까지 이자를 줬다. 신한은행의 ‘두근두근 커플 정기예금’은 18일 4.28%에서 4.27%로, ‘월복리 정기예금’은 14일 3.95%에서 3.9%로 금리가 떨어졌다.
은행은 시장 금리가 낮은 데다 들어오는 돈을 마땅히 굴릴 데가 없다고 설명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가계 대출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라며 “신용도와 담보가 좋은 고객은 더 이상 빚을 내려 하지 않고, 빚을 내려는 고객은 리스크가 너무 커 돈을 빌려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