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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SOS 구급상자 100배 활용하기

중앙일보

입력

주부 박성연(33·영등포구 당산동)씨는 결혼 후 가정에 구급상자를 비치했다. 박씨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구급상자가 필요한 순간이 많다”고 말한다. 뛰다가 넘어져 상처가 나는 일이 흔하고, 밤중에 갑자기 열이 난다거나 뜨거운 냄비에 손을 데이는 등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가정에서 적절한 응급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한림대학교강동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조규종 부교수는 “초기 응급처치를 통해 환자의 통증을 감소시키고, 2차적인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구급상자에 정작 필요한 약품이 구비돼 있지 않으면 난감해진다. 여기에 더해 어떤 약을 어디에 발라야 하는지 모르거나 평소 보관법을 지키지 않아도 곤란하다.

 가벼운 외상과 화상처치를 위한 비품은 구급상자 속에 반드시 구비해두어야 한다. 무균거즈, 알콜 솜, 소독 붕대, (종이)반창고, 지혈용 무균 거즈, 화상거즈, 가위, 1회용 소독약, 가위, 생리식염수, 멸균 거즈, 소독 면봉, 멸균 비닐장갑 같은 것들이다. 여기에 크기별 일반밴드나 방수밴드, 상처 커버용 드레싱제를 함께 두면 좋다.

 상비약으로는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종합감기약, 상처치유 연고, 바셀린 등을 갖추어야 한다. 해열진통제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을 정해진 용량과 용법을 지켜 복용하면 위장관 장애 위험이 덜하다. 타이레놀이 대표적이다. 어린이가 있다면 소아용 해열제와 감기약, 체온계를 반드시 구비한다. 이때 용량을 계량하는 용기나 투약기도 있어야 한다. 혈압계, 얼음주머니, 압박 붕대와 같은 물품도 요긴하다. 특정질환 환자가 있다면 질환에 따라 비상용 흡입기, 저혈당용 사탕, 자동제세동기도 필요하다.

 구급상자는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둔다. 항상 같은 곳에 보관해야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두 달에 한 번씩 점검하고 유효기간이 지났는지, 부족한 게 없는지 확인한다. 정제는 개봉하면 표시된 유통기간이 반으로 줄어든다. 시럽형태의 약은 개봉 후 1~2주 이내에, 연고류는 개봉 후 6개월 내에 써야 약효가 충분히 발휘된다. 여름철에 물약이나 연고류는 냉장고의 냉장실에 두면 좋지만, 가루약이나 알약은 습기에 의해 변질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넘어져서 생긴 찰과상은 가장 먼저 흐르는 물에 상처부위를 깨끗이 씻어준 뒤, 베타딘(포비돈 요오드를 단일성분으로 하는 빨간색의 소독약)이나 알콜 솜으로 소독한다. 분비물이 많으면 폼드레싱제(메디폼)를, 분비물이 적으면 하이드로콜로이드제제(듀오덤)을 선택해서 붙인다. 찔린 상처는 가능하면 이물질을 모두 제거해주는 게 중요하다. 주사기에 생리식염수를 넣어 압력을 이용해 상처를 씻어낸다. 소독을 끝나고, 간단한 드레싱처치 후 상처가 심하거나 지혈이 안 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한다. 또 녹슨 못이나 흙과 같은 오염물질에 노출됐을 경우도 파상풍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을 간다.

 데인 상처는 흐르는 차가운 물로 15분 이상 씻은 뒤 옷을 나중에 벗기고 상처부위를 화상거즈로 드레싱한다. 만약 옷을 벗기기 어렵다면 가위로 잘라 제거한다. 다른 가루약을 뿌리지 말고, 특히 얼음을 상처에 직접 대면 동상을 유발하므로 피한다. 물집이 생겼다면 터트리지 않는다. 화상의 부위, 정도에 따라 빨리 병원을 찾는다.

 관절이 삐었을 때는 압박 붕대를 이용해 고정시키고, 얼음주머니를 대준다.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면 붓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대한간호협회 가정간호사회 송종례 회장은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면 열성 경련과 같은 2차적인 문제가 생기므로 해열제를 먹여 가능한 빨리 열을 떨어뜨릴 것을 권한다. 또 코피가 날 때는 고개를 젖히지 말고, 코를 눌러주거나 냉찜질을 해주라고 말한다. 조 교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응급처치를 시행한 뒤라도 증상이 악화되거나 지속되면 반드시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도움말=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조규종 부교수, 대한간호협회 가정간호사회 송종례 회장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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