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외국인 매매패턴 '예측불허'

중앙일보

입력

올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양대 증시 주가지수를 밀어올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2일 현재 증권거래소에서 1조6천589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천83억원 등 모두 1조7천672억원의 누적 순매수를 나타냈다.

또 15일 오후 2시35분 현재 거래소에서 1천702억원, 코스닥에서 100억원 등의 순매수를 기록, 새해들어 2조원에 가까운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매수 3조2천억원에 매도 1조5천억원 = 금융감독원은 외국인들이 증시 개장이후 지난 12일까지 총 3조2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하고 총 1조5천억원어치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주가가 하락했던 작년 12월 한달동안 외국인들은 2조8천억원어치를 매수하고 2조4천억원어치를 매도했었다.

매수금액이 지난달에 비해 크게 늘어났지만 매도금액도 만만치않아 매수일방 패턴이라기 보다는 매도가 진행되는 가운데 매수우위가 이어지는 패턴으로 해석된다.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매수 뿐만 아니라 매도 거래도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관계자는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 주체를 파악하기 어려워 향후 움직임도 예상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순매수 지속 여부 = 외국인들이 지금의 매수공세를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조만간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어느쪽도 자신있어 하는 눈치는 아니다.

교보증권은 새해들어 고강도 매수에 나선 외국인 자금의 주종이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엔화강세 전환시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엔캐리트레이드란 엔화 약세를 틈타 엔화 영향권에 있는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엔화약세에 따른 환차익과 주식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자금을 말한다.

교보증권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즈 측면으로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나스닥시장의 등락에 구애 받지않고 급격한 엔화약세 추이와 대체로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은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수 있는 기간은 일본의 결산기를 앞두고 일본계 자금이 본국 으로 환류되면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다음달 중순까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은 지난 주말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8.5엔까지 올라 작년말의 114.41엔 보다 3.5% 상승했다.

전정우 대한투신운용 투자전략팀 차장은 '단기성 투기자금인 헤지펀드 보다는 장기투자 성격의 리저널펀드에서 돈이 많이 들어온 것 같다'면서 '그러나 저평가 메리트가 어느정도 해소됐기 때문에 기조적으로 순매수를 보이기는 어려운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뮤추얼펀드의 경우 지난주 이머징마켓 펀드를 중심으로 소폭의 자금유입이 있었던 것에 비춰볼 때 매도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금의 외국인 순매수는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 라는 인식보다는 '주가가 너무 싸다'는 저가메리트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이미 단기간 20%이상 급등함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될 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