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안개 속 중위권 혈전

중앙일보

입력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중위권 다툼이 혈전으로 번지고 있다.

5라운드 정규시즌 가운데 3라운드를 대부분 마쳐 종반으로 접어들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 6강의 순위가 좀체 가려질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6연승으로 선두를 달리는 삼성 썬더스가 2위 LG 세이커스를 2.5경기차로 밀어내고 LG는 공동 3위 SBS 스타스와 현대 걸리버스에 3경기차로 앞서 어느 정도 숨을 돌리고 있지만 3~7위까지 5팀이 고작 3경기차의 살얼음판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SBS와 현대는 3위라고는 하지만 5위 SK에 0.5경기차로 쫓기고 있고 SK 역시 신세기에 1경기차만 앞서 있을 뿐이다.

6강에 턱걸이한 신세기도 7위 기아 엔터프라이즈와의 승차가 1.5경기차밖에 안돼 사정권이 들어 있다.

3~7위에 포진한 SBS, 현대, SK 나이츠, 신세기 빅스, 기아 등 5개팀은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대진을 결정짓는 순위다툼 뿐 아니라 1개 팀을 떨어뜨려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마저 벌여야 하는 숨가쁜 접전이 예상된다.

가장 다급한 팀은 6강 문턱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는 신세기와 기아.

순위는 차후 문제고 일단 6강을 지키는 것이 신세기와 기아가 맞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신세기는 토종 센터 이은호의 활약과 슈터 우지원의 부활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팀 전력의 부침이 심한 약점 때문에 앞날이 불안하다.

듀안 스펜서의 일시 귀국으로 골밑이 허전해지며 3연패에 빠졌던 기아도 강동희, 김영만에 의존도가 높아 중위권 싸움에서 치고 나갈 뒷심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플레이오픈 진출이 확실한 현대, SK, SBS는 순위 상승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지만 압도적인 전력 우위를 누리지 못해 장담할 수 없는 처지.

8연승을 달리다 멈칫한 SBS도 외곽슈터가 부족한 약점이 고민이고 현대는 맥도웰이 상대 수비에 꼼짝못하는 일이 잦아 예전같지 않다.

SK는 서장훈이 복귀하면 막판 대분발에 나선다는 복안이지만 오랜 결장으로 손발이 맞지 않는다면 오히려 서장훈의 복귀가 '독약'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유례없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중위권 경쟁이 어떤 결말로 내달릴지 예측이 어려운 구도가 프로농구에 팬들을 끌어들이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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