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누나, 동생 문제로 소송 중 병 얻어 세상 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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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이석기 당선인을 결사적으로 감싸는 이유 중 하나엔 그의 불운한 ‘가족사’도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의 누나 이경진씨는 원래 국방부 부이사관으로 근무하던 공직자였다. 그러나 이 당선인이 민혁당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게 되면서 ‘공직자 품위손괴’ 혐의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후 국방부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내 2004년 승리했으나 승소 후 1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당권파 측은 “이 당선인 누나의 병명은 다발성경화증이었는데, 병원에선 오랜 기간 국방부와의 싸움에서 얻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 누나가 사망하자 어머니 김복순씨도 그해 암으로 연이어 세상을 떠났다. 민혁당 사건 와중에 이렇게 어머니와 누이를 잃었는데도 흔들리지 않았던 조직에 대한 ‘헌신성’을 당권파가 인정했다는 거다.

 이 당선인 어머니는 이 당선인이 교도소에서 수감 중일 때 자궁경부암 3기였다. 2003년 4월 대통령 특별사면 대상에서 이 당선인이 제외되자 반대시위와 충격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고, 말기암 투병 중 “아들을 보고 싶다”고 호소하자 그의 동료들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전국 교도소 도보순례단’을 꾸려 1000㎞를 걷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이 당선인에게 ‘7일간의 귀휴’ 조치를 내려 어머니와의 상봉을 허락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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