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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철수 때 그 배의 ‘자매 배’ 한국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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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950년 12월 23일 빅토리호는 1만4000명을 태우고 흥남을 출발해 25일 거제에 도착했다. [중앙포토]

경남 거제시가 흥남 철수 작전에 동원돼 1만4000여 명의 피란민을 거제까지 피란시킨 미국 상선 ‘빅토리호’ 인수에 나선다.

 거제시는 “권민호 시장이 빅토리호 인수 협의를 위해 11~18일 미국 버지니아주 포츠머스시를 방문한다”고 10일 밝혔다.

 흥남 철수는 한국전쟁 당시 국군·유엔군이 중공군 개입으로 포위되자 1950년 12월 15~24일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군인 10만5000여 명, 피란민 9만1000여 명, 차량 1만7500여 대, 화물 35만t을 193척의 상선·군함에 싣고 부산·거제로 대피시킨 작전이다. 이들 선박 대부분이 부산으로 철수했지만 메러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호는 피란민 1만4000여 명을 싣고 거제 장승포항으로 갔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철수 기간 중 마지막으로 흥남 부두를 떠났다. 3일간 항해하는 동안 정원 60명의 230배가 넘는 인원을 태웠지만 배는 아무런 사상자 없이 거제도에 도착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항해 중 빅토리호 안에서는 다섯 명의 새 생명도 태어났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조 작전을 성공시킨 배로 인정돼 2004년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93년 고철용으로 중국에 팔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거제시는 메러디스호와 같은 제원(동급 모델, 7600t)의 빅토리호를 인수한다. 인수 가격은 미정이다. 미국은 보유 중이던 빅토리호급 272척 가운데 178척을 한국전쟁에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도 레인 빅토리(로스앤젤레스), 레드오크 빅토리(캘리포니아), 아메리칸 빅토리(플로리다) 등이 남아 있다.

 거제시는 빅토리호 인수가 확정되면 2014년까지 280억원을 들여 장승포항 일대 9만9000㎡ 부지에 조성되는 호국평화공원에 전시할 예정이다.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같은 제원의 아메리칸 빅토리호

▶ 길이 138.7m ^높이 33.2m
▶ 최대 항속거리 2만3500마일
▶ 배수량 1만750t(대형선박)
▶ 최대 중량 7612t ^적재량 3129t
▶ 프로펠러 개수와 크기 1개/19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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