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경(56·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중국 밀항과 은신을 위해 폭력조직에 3억원을 건네고 자신의 운전기사에게도 입막음 조로 7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의 밀항을 알선한 알선책은 밀항 어선 마련과 중국에서 기거할 은신처 확보 대가로 3억원을 요구했고 김 회장은 현금으로 이를 지불했다. 약속일인 3일 오후 9시쯤 경기 화성 궁평항을 통해 밀항을 시도했지만 사전에 첩보를 입수한 해경에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김 회장 체포 당시 붙잡힌 알선책 이모씨 등 2명이 서울 유명 폭력조직의 조직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3억원이 국내를 거쳐 중국 폭력조직에 전해졌는지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김 회장으로부터 “밀항을 도와준 운전기사 최모(구속)씨에게 입막음 조로 7억원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최씨는 밀항 직전 김 회장이 고객돈 200억원을 인출할 때 손수레를 이용해 5억원짜리 돈다발 26뭉치(현금 130억원)를 차 에 옮겨 실었고 밀항 당일인 3일에는 대포차를 이용해 경기 화성 궁평항까지 김 회장을 데려다 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김 회장이 검거된 다음 날인 4일 체포됐지만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계속 부인하다 7일 구속이 결정된 후에야 김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
◆딸 그림 거액에 매입하기도=한편 검찰은 미래저축은행이 미술대 학생인 김 회장 딸의 그림을 거액에 매입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 금융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회계법인이 미래저축은행 회계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회장이 감정가도 제대로 산정되지 않는 미대생의 그림을 비싸게 사주는 수법으로 저축은행 자금을 횡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김 회장을 추궁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김 회장이 충남 골프장 인수 및 운영 과정에 20여 개 차명회사를 차려 4000억원을 불법 대출받았다는 금융감독원 고발장을 접수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지금까지 김 회장의 골프장 관련 불법대출금은 1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정원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