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최루탄 테러 김선동의 궤변 “풀이 살아나서 투표용지 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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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동 의원이 주장한 ‘풀이 살아나 다시 붙은 뭉치표’. 낱장으로 분리돼 있어야 할 투표용지가 접착제에v여러 장 붙어 있다. [사진 통합진보당 진상조사단]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여러 장이 붙어 있는 ‘뭉텅이 투표용지’가 발견된 것에 대해 김선동 의원이 7일 라디오방송에서 “풀이 다시 살아나서 다시 붙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투표용지가 뭉텅이로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다”며 여러 가지 부정 의혹을 제기하자 “우리 투표용지 관리가 부실해서 그것이 절취선에 절묘하게 잘려서 계속 넣다 보면 그 풀이 다시 살아나서 다시 붙는 경우가 있는데…”라고 답한 것이다.

 지난 3일 공개된 통합진보당 진상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2개 투표소에서 2~6장의 투표용지가 노란색 끈끈이에 접착돼 붙어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보고서에는 ‘한 장씩 떼어 쓰는 연습장처럼 가지런히 붙어 있는 투표용지 뭉치(사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선거관리인이 유권자에게 투표 용지를 한 장씩 교부하지 않고 뭉텅이로 줬다는 증거다. 보고서는 “누군가 투표용지를 여러 장 갖고 대리투표를 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었다.

 이에 사회자가 “풀이 살아나서 붙었다?”라고 되묻자, 김 의원은 “풀이 죽었다 살아난 것이 아니라 접착제 부분이 여전히 있어 가지고 그런 것인지, 이게 우연의 일치인지 실제로 부정의 근거인지 조사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 의장석에 최루탄 가루를 뿌린 적도 있다. 그의 ‘살아나는 풀’ 발언은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다. 한 트위터리안은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고 쓴 김수영 시인이 지하에서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선동 의원님 그런 풀 있으면 우리 같이 사업 좀 하죠. 전 세계적으로 대박 칠 수 있을 거 같은데요”라고 비꼰 트위터리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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