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보다 가족 … 한 달간 투어 접는 왓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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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바 왓슨(오른쪽)과 입양한 아들 칼렙. [중앙포토]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 버바 왓슨(34·미국)이 한 달 이상 필드를 떠난다. 왓슨은 11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앞두고 돌연 휴식을 선언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큰 대회다. 왓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메이저 대회건 아니건 가족이 1순위다. 팬들에겐 미안하지만 가족을 위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

 왓슨의 가족 사랑은 남다르다. 조지아대 시절 사귄 에인지와 2004년 결혼한 왓슨은 소문난 애처가다. 트위터에 자신을 ‘크리스천이자 남편이고 아버지이자 골퍼’라고 소개할 정도다. 왓슨은 에인지가 뇌하수체 이상으로 임신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혼했고 마스터스를 앞두고 생후 6주 된 사내아이(칼렙)를 입양했다. 마스터스 우승 뒤 뉴욕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 왓슨은 아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우유를 먹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아들 바보’가 됐다. 4월 말 전년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해야 했던 취리히 클래식을 앞두고는 “아이를 두고 집을 나서는 게 너무 힘들다”며 부성애를 보였다.

 취리히 클래식을 마친 왓슨은 다시 가정적인 남편으로 돌아갔다. 트위터에 ‘내 아들이 엄마보다 나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든다’는 농담 섞인 글을 올리며 육아 재미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신약성서) 마태복음을 공부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가족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어 행복하다”며 “하나님과 아내, 아이는 내 삶”이라고 했다.

 왓슨은 한 달 정도의 휴가를 계획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한다. 왓슨은 “골프가 재밌긴 하지만 지금은 골프보다 가족이 중요하다. 적어도 한 달 이상 가족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마스터스 우승 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왓슨의 결장에 PGA 투어는 당황하고 있다. 최고의 흥행 카드를 잃게 돼서다.

 PGA 투어 대변인인 타이 보타우는 “왓슨이 가정 생활에 더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존중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곧 왓슨이 투어에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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