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노조 "오늘부터 지하철투어 투쟁"

중앙일보

입력

27일 경기도 고양시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농성하던 국민.주택은행 노조원들은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지만 이들이 거의 업무에 복귀하지 않아 은행 창구 혼란은 계속됐다.

경찰은 해산 노조원들이 고려대 등지에 재결집 움직임을 보이자 집결 예상 장소 10여곳을 원천봉쇄, 노조의 야간집회는 무산됐다.

◇ 노조 움직임 = 두 은행 파업지도부는 오후 4시30분쯤 해산된 노조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고려대로 재집결하라" 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노조원 2천여명이 오후 5시부터 고려대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2백50여명만 학교에 들어갔을 뿐, 대부분은 고려대 입구 신설동역에서부터 저지하는 경찰에 의해 진입이 무산됐다.

노조집행부는 이에 따라 오후 7시30분쯤 고려대에 집결한 2백50여명에게도 해산지시를 내리고 모두 귀가시켰다.

또 전산직 노조원 6백여명은 경기도 여주군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 집결해 28일 예정된 금융노조 총파업에 대비했다.

노조관계자는 "28일 아침부터 지하철투어 투쟁을 벌일 것" 이라고 말했다.

◇ 경찰 대응 = 경찰은 두 은행 노조원들의 재집결을 막기 위한 비상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노총 중앙교육원에 1천2백여명의 병력을 급파, 노조원들의 추가 합류를 봉쇄했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재집결 시도를 한 고려대 주변에도 30개중대 3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노조원들의 진입을 막았다.

경찰은 노조 집행부가 경찰을 따돌리고 다른 곳에 집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명동성당과 서울의 국민은행.주택은행 본점, 주택은행 연수원 (천안) , 연세대.한양대 등 10여곳에 5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 시민 불편 = 국민.주택은행은 27일 각각 전체 영업점포의 13%, 27%만 문을 열어 파행 영업이 계속됐다.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영업부는 전산 장애를 신속히 처리하지 못해 오전 10시30분이 돼서야 영업을 시작했다.
문 열기 전부터 대기자 수가 2백명을 넘었다.
또 현금자동인출기 8대 중 3대밖에 작동이 되지 않아 인출기마다 수십명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국민은행 서울 선릉역 지점도 대체 인력이 모자라 낮 12시에서야 문을 열었다.

아들 결혼 비용을 인출하기 위해 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를 찾은 李모 (52.여) 씨는 "거점 점포라는 서울 당산동 지점에 갔는데 문이 닫혀 헛탕치고 왔다" 며 "이런 불편을 언제까지 감수해야 하느냐" 고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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