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굳히기 vs 사르코지 뒤집기 … 숨죽인 하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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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일인 6일(현지시간) 두 후보가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 후보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왼쪽)은 이날 오전 11시50분쯤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함께 파리 16구 투표소를 찾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오른쪽)는 오전 10시30분쯤 2001년부터 8년간 시장을 지낸 중부도시 튈에서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함께 투표를 마치고 나와 활짝 웃고 있다. 올랑드 후보는 여론조사 기간 내내 사르코지 후보를 5~6%포인트 앞섰다. [파리·튈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는 유럽 각국의 시선이 집중됐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57) 현 프랑스 대통령을 지지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정부는 대선 이후 유로존 정책 방향을 놓고 숙고에 들어갔다.

 이날 독일은 유로존의 성장을 촉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이 말했다. 이번 발언은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 나선 프랑수아 올랑드(58) 사회당수의 공약에 부합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베스터벨레 장관은 이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지(紙) 일요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 두 나라가 유럽과 공동통화(유로화)를 위해 좋은 해법을 발의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 대선 후 “우리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재정협약에 성장조약을 추가하는 작업에 신속히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제 규모 세계 5위의 나라 프랑스의 운명을 가를 민심은 조용히 투표함에 쌓였다. 전국적으로 간간이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투표소마다 유권자들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파리 16구의 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나온 발레리 테드렐(33·방송사 직원)은 “올랑드에게 한 표를 던졌다. 지긋지긋한 사르코지의 5년을 끝내기 위해 아침도 안 먹고 나왔다”며 웃었다. 그 뒤에 만난 주민 소피 브롱델(51·의사)은 “사르코지에게 투표했다. 기권할까 하다가 사회당이 집권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표심은 그렇게 엇갈렸다.

 사르코지와 올랑드가 양자 대결을 벌인 선거는 팽팽한 세 대결 속에서 진행됐다. 이틀 전 프랑스 언론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는 올랑드 52.5%, 사르코지 47.5%였다. 사르코지가 맹추격을 벌여 막바지에 근소한 차로 따라붙었다. 사르코지 지지 신문인 르피가로는 5일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올랑드 후보가 승리하면 프랑스에는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탄생한다. 1958년 샤를 드골 대통령이 세운 제5공화국에서 좌파 대통령은 프랑수아 미테랑(1981∼95년 집권)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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