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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베트남 인재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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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5일 오전 6시쯤 인천국제공항 43번 게이트. 베트남 호찌민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막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환자용 침대 하나가 게이트에서 나왔다. 침대에는 베트남의 금호타이어 빈증성 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현지 직원 쯔엉빈투언(26)이 누워 있었다. 그는 도착하자마자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후송됐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정밀검진을 받고 있는 쯔엉은 하반신이 마비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달 7일 빈증성 공장 설비기계 안으로 그의 근무복이 말려 들어가면서 목뼈를 다치는 큰 사고를 당한 탓이다. 이 같은 결과를 받기까지 열흘이 넘게 걸렸듯 현지 의료 사정은 좋지 못했다. 3년 전 이 공장에 입사한 그에게는 아내와 세 살짜리 딸이 있다.

 이 소식을 들은 박삼구(67·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쯔엉이 국내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금호타이어뿐 아니라 관련 계열사가 지원하라”고 즉각 지시를 내렸다. 다친 해외 현지직원을 국내로 후송해 치료받게 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뿐 아니라 연세대 동문회장인 박 회장은 박용원(62) 세브란스병원장과 수시로 통화하며 쯔엉이 빨리 치료받을 수 있게 협조를 구했다. 쯔엉의 병원비와 항공료, 체재비 일체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원하기로 했다.

베트남에 대한 박 회장의 각별한 관심이 쯔엉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어진 것이다. 박 회장은 평소 아시아 국가 중에서 중국 다음으로 베트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높은 교육 수준 덕에 인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금호타이어·금호건설·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현지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총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생산 공장뿐 아니라 타이어 원료를 공급하는 천연고무공장까지 현지에 지었다.

 베트남에서의 사회공헌 활동도 남다르다.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을 만들어 학생들의 대학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방한한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이 금호아시아나 본사를 찾아 박 회장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올 3월 방한한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를 만나 양국 간의 경제협력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사장은 “금호아시아나가 베트남과 한국 간의 원활한 협력을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 왔듯 쯔엉이 원활히 치료받을 수 있게 직원들이 힘을 합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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