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나라] 선수협 워크숍에 바란다

중앙일보

입력

선수협의 정기총회(12월 18일)가 열린 지 일주일이 되었다. 그러나 짧은 기간 동안 프로야구계는 급박하게 그리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20일에 6개 구단들은 회장 송진우를 포함한 각 구단 선수협 대표인 양준혁, 마해영, 최태원, 박충식, 심정수를 자유계약선수로 방출하여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또한 비가입 선수들을 자극하여 21일 밤 엘지 트윈스 선수들 39명이 가입하기 시작하여 이제는 209명의 선수들로 늘어 났다.

이제는 구단과 KBO 가 주장하는 대표성의 문제는 더 이상 언급할 게재가 아니다. 보류선수 과반수 이상이 가입하고 또한 5개 주장이 선수협 멤버로 있기에 정통성에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선수협은 이제 자신감을 가지고 26일부터 용인의 한 연수원에 워크숍을 갖기로 결정하였다.

선수협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에게조차 세 과시가 아니냐 혹은 너무 강경일변도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가지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가입은 했지만 아직 선수협에 대한 정확한 의의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의리를 지키기 위해 얼떨결에 가입한 선수들에게 정확한 취지와 함께 당위성을 머리속에 각인시키고 선수협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데 그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이번 워크숍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끝마쳐야 한다는 것이 선수협 집행부의 과제다. 생각보다 선수협 소속 선수들의 참여가 적다던지 아니면 내용이 부실하고 인식시키는 데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구단이 선수들의 용인행을 저지할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또한 지금 보다 더 심하게 선수들을 괴롭히고 심지어 선수들의 가족들에까지 공갈과 협박을 일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워크숍에서의 프로그램이 기대만큼 흡족하지 못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나간다면 조금이라도 불안한 선수들을 더 흔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번 워크숍은 선수협 끼리의 단합대회 형식도 중요하겠지만 모든 한국프로야구 관계자들이 초청하여 함께 하는 자리였으면 더 좋을 것이다.

그 동안 줄기차게 선수협 존재의 부당성과 사단법인 설립의 시기 상조론을 펼치던 구단과 KBO 에서도 참여하여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제시 해 보기 바란다. 또한 선수협에서도 구단과 KBO 의 주장의 허구성을 정확하게 지적하여 과연 무엇이 진정한 프로야구 발전을 위한 것인 지 확인해 보기 바란다.

선수협은 이제 분명히 힘을 얻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협 내에서도 강경파와 온건파가 존재하고 또한 아직 삼성 라이온즈와 현대 유니콘스 선수들 중 단 한 명도 가입하지 않은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선수협은 궁극적으로는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따라서 누구를 배척하거나 독단적인 선수들의 모임이 아니다. 의견이 다른 선수들이나 그 밖 관계자들을 최대한 포용하고 또한 설득시켜서 함께 한다는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한다.

※ 신종학 - 프로야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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