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의 대중화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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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더 다루기 쉽게" 인터넷을 근간으로 하는 디지털혁명의 3대 목표가 현대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디지털혁명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초고속인터넷은 최근 급속히 가정과 사무실로 확산되면서 `사이버 오피스'', `사이버 홈''을 구현하며 인간의 생활을 `사이버 라이프''로 전환시키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0년 11월말 현재 인터넷인구는 1천7백여만명, 이중 ADSL(비대칭 디지털가입자회선), 케이블TV망 등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3백50여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대부분이 가정가입자인 점을 감안, 가정마다 2명이상이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한다고 보면 7백여만명이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정통부는 2005년에는 1천600만가구, 4천9백여만명이 초고속인터넷에 가입, 거의 전국민이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제공하는 ADSL과 케이블TV망은 기존 전화선의 전송속도 144Kbps보다 최고 10배이상 빠른 2Mbps의 전송속도를 구현, 사이버공간에서 쇼핑, 의료.교육, 오락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사이버공간에서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의 대중화에 진입하는 2001년 어느날 한 평범한 회사원인 김모(37)차장의 하루일과를 그려보면 초고속인터넷이 만들어내는 `사이버 라이프''의 모습을 실감하게 된다.

그가 결혼 5년만에 장만한 33평짜리 아파트는 초고속인터넷이 연결돼 있는 이른바 `사이버 아파트''. 김 차장과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아침부터 저녁까지 베이비시터 손에 맡겨지는 딸 등 4명의 가족 구성원들은 저녁이면 어김없이 보금자리인 아파트에 모이지만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네식구가 얼굴을 맞대며 서로 얘기를 나눌 시간은 두세시간 정도가 고작이다.

그나마 김 차장은 퇴근후 집에 돌아오면 피곤함때문에 곧바로 잠자리에 들기 일쑤다. 그러나 그는 아내의 기분상태나 아들의 성적, 막내인 딸의 성장모습 등 가족들의 최근 동정을 놓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결혼기념일이나 아내와 아이들의 생일에는 어김없이 선물을 안겨주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가 바쁜 생활속에서도 가족들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은 초고속인터넷망과 연결된 사이버아파트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 덕분이다. 초고속인터넷업체와 건설회사, 그리고 지역정보서비스업체가 제휴해 제공하는사이버 아파트서비스는 쇼핑, 영화관람, 원격 진료 및 교육, 여행정보, 증권.부동산 정보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각 가정홈페이지까지 만들어주고, 이곳에서 가족구성원간의 커뮤니티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김 차장은 하루 일과를 가족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으로 시작, 가족들의 편지를 읽어보거나 개인일정을 알아보고 이에 필요한 선물구입, 생일파티 장소 예약 등을 마우스 클릭만으로 해결한다. 기존 전화선을 이용한 인터넷이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던 데 그쳤던 데 비해 초고속인터넷은 쇼핑, 원격 진료 및 교육, 영화관람 등 현실생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인터넷에 그대로 구현해내고 있다.

영화를 예를 들면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저속인터넷으로는 영화에 관한 정보만을 얻을 수 있었지만 초고속인터넷은 실제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해준다. 회사업무도 본사 및 지사, 그리고 해외 지사, 협력업체를 초고속망으로 연결한 통합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완벽히 처리하는 `사이버 오피스''를 구현한다.

이미 대중화가 시작된 ADSL과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서비스외에 한국통신은 2∼52Mbps의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차세대 초고속인터넷인 VDSL(Very high bit DSL)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중 실시할 계획이다.

이같은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의 확산추세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개인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 효과를 발휘, 국가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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