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신업체 "신주 팔아 돈 구하자"

중앙일보

입력

세계 유수의 통신업체들이 내년 연초부터 줄줄이 신주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부터 본격화할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사업의 투자자금을 확보하고 향후 전개될 무한경쟁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세계 주요 증시가 물량 과다공급으로 홍역을 치르거나 국제 자금시장의 흐름이 왜곡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NTT도코모는 내년 1월 도쿄증시에서 1조엔(약 90억달러)물량의 신주를 발행하고 하반기 중 뉴욕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도코모는 차세대 이동통신사업 자금 마련과 글로벌 마케팅 강화를 위해 이같은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으로 첨단기술주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어 신주 발행.뉴욕증시 상장의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도코모는 우선 신주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AT&T 와이어리스의 주식 15% 인수대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도코모는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은행 대출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신주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텔레콤이 영국의 보다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뉴 오렌지도 이동통신사업 진출과 유럽지역 마케팅 강화를 위해 내년 1분기 중에 100억~120억달러의 신주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통신업체인 차이나텔레콤도 내년 4분기에 60억~100억달러를 신주발행 형식으로 유치해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영국의 BT와이어리스, 네덜란드의 KPN모바일, 미국의 베리존 와이어리스, 독일의 T-모바일 등도 내년 중 40억~150억달러의 신주발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와 관련,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권 경매 자금으로 수십억달러 이상씩 은행에서 차입한 통신업체들이 다시 대대적인 증자에 나설 경우 부실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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