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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섬 유채꽃, 양재천변 야생화 … 봄 교향곡 들리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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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흩날리며 완연한 봄을 알린 것도 잠시, 철쭉과 붓꽃 같은 봄 야생화들이 화려한 색채로 봄나들이를 부추긴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봄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꽃길들이 우리 동네에 있다. 큰 공원뿐 아니라 집 앞 작은 공원, 뒷산에도 알록달록 봄꽃이 피었다.

하현정 기자 , 사진=김경록 기자

지난 20일, 올림픽공원에 있는 몽촌해자 음악분수 주변 벚꽃길을 주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사진은 올림픽공원의 가장 아름다운 곳, 9경 중의 5경인 몽촌토성 산책로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1. 등산로 따라 만나는 봄 정취

달터공원~대모산 ‘숲길여행’ 대모산 숲길은 지하철 분당선 구룡역 4번 출구로 나와 달터공원에서 시작해 깊은 숲 속에 길게 뻗은 오솔길을 따라 대모산 정상까지 완만한 코스로 오를 수 있다. 내려오는 7.9km의 반나절 가벼운 등산 코스다. 달터공원의 숲길은 봄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는 명품길이다. 참나무와 소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울창한 숲 아래 눈높이에 맞춰 무성하게 핀 진달래와 키 작은 조팝나무·야생화들을 5월 중순까지 즐길 수 있다. 3시간 소요.

 청계산 진달래능선과 산토끼 옹달샘 청계산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멋진 주변 경관과 함께 화사한 분홍 물결을 마주하게 된다. 진달래능선에는 900m 길이의 진달래 군락이 완연한 숲 속의 봄을 느끼게 한다. 산토끼 옹달샘 주변에는 철쭉길 300m가 봄을 알리고 있다. 철쭉은 4월 초 개화해 6월 말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한다.

#2. 물길 옆으로 이어지는 봄꽃

반포 서래섬 유채꽃 축제 5월 12일부터 13일까지 반포한강공원 서래섬 일대에서는 ‘한강 서래섬 유채꽃 축제(02-3780-0796)’가 열린다. 굳이 제주도에 가지 않아도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유채꽃밭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펼쳐진 반포 서래섬 유채꽃밭은 길이 2㎞로, 5월이면 절정에 달해 짙은 향기를 내뿜는다. 마술과 밴드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페이스페인팅이나 캐리커처 이벤트도 마련돼 주말 가족 나들이를 한층 즐겁게 한다. 지하철 4호선 동작역 2번 출구에서 한강공원 방향으로 걸어서 20분.

 봄꽃 즐기며 산책, 양재천 강남구와 서초구 주민의 대표 휴식공간인 양재천은 2.5km에 달하는 산책로를 따라 다양한 봄꽃과 식물들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4월 초 개나리를 시작으로 중순에는 목련·벚꽃이 만개해 화려하게 봄을 연 후 중순부터 씀바귀와 제비꽃·라일락 등이 활짝 고개를 내밀었다. 유헬스파크에서 보다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으며, 저녁에는 인근 카페거리에서 오붓하게 와인을 즐겨도 좋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 4번 출구에서 영동2교 방면.

 반포천 허밍웨이길 반포천과 나란히 500m가량 이어지는 허밍웨이길은 산책로 양쪽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도심 한가운데임에도 불구하고 숲 속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허밍웨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 지역민들이 많이 찾는 반포종합운동장과 지난해 개관한 심산기념관이 나타난다. 허밍웨이길은 고속터미널역 출구에서 끝이 나는데 횡단보도를 건너 국립중앙도서관 방향으로 걸어 올라가면 누에다리와 몽마르트공원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온다. 몽마르트공원에는 개나리가 무리 지어 자리하고 있고, 누에다리 건너 미도아파트 쪽 서리풀공원에는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진달래와 철쭉도 활짝 피어 있다. 지하철 4호선 동작역 1번 출구에서 이수교차로 방면.

#3. 집 근처 공원은 거대한 꽃밭

호수 옆, 송파나루공원 석촌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송파나루공원은 그 자체로 거대한 봄꽃밭이다. 지난 주 만개했던 벚꽃이 봄비에 지고 철쭉과 붓꽃 등 60여 종 30만 본의 야생화가 눈을 즐겁게 한다. 4월 말부터 5월까지는 철쭉과 영산홍, 5월부터 9월까지는 장미를 만날 수 있다. 인근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를 타며 꽃구경을 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매직 아일랜드를 한 바퀴 도는 제네바 유람선과 호반보트를 타고 여유롭게 호수 풍경을 감상하는 멋이 괜찮다. 호수 인근 유명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쉬면서 호수를 바라보는 운치도 있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 2,3번 출구. 8호선 잠실역 10번 출구 또는 석촌역 1·8번 출구.

 대규모 녹지 단지, 올림픽공원 산책과 운동 코스로 사랑 받고 있는 몽촌해자(인공호수)와 88호수를 따라 만개한 철쭉은 강렬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가득 뿜어낸다. 야생화 단지와 들꽃마루에서 자라고 있는 진달래와 산수유 등 300여 종의 꽃이 장관을 이룬다. 5월이면 장미광장의 장미가 만개한다. 공원 내에 소마미술관과 뷔페 식당, 카페, 어린이 실내 놀이터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가족 나들이 장소로 그만이다. 특히 소마미술관(02-425-1077)에서는 한국 만화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만화로 보는 세상’ 기획전이 열리고 있어 아이와 함께 들러볼 만하다. 전시는 6월 17일까지.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 출구 또는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

 야산의 멋 그대로, 오금근린공원 해발 200m 정도의 나지막한 야산을 자연 그대로의 멋을 살려 1990년 조성된 공원이다. 공원에 있는 자연학습장(무료)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가득하다. 경사진 산책로 양 옆으로 은방울꽃·매발톱꽃·황매화·동자꽃 등 야생 초화류 30여 종과 자생 관목류 20종이 자라고 있어 아이들의 교육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4월부터 개화를 시작한 개나리에 이어 4월 말과 5월에는 철쭉이 활짝 피어 분홍 세상을 연출한다. 각종 야생화는 4월부터 9월까지 제철이다. 지하철 3호선 오금역 2번 출구 또는 5호선 오금역 3번 출구.

#4. 빌딩 사이 아기자기 산책로

문정동 로데오거리 입구~개롱공원 로데오거리에서는 쌀밥을 닮은 푸짐한 이팝나무꽃을 만나볼 수 있다. 벚꽃과는 또 다른 화사함이 있는 이팝나무는 하얀 꽃이 마치 눈처럼 보여서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문정동 로데오거리 입구부터 가락동 개롱공원까지 1km에 걸쳐 늘어서 있는 이팝나무는 5월 초~6월 초 꽃을 피운다. 순백색의 꽃이 나무 전체를 뒤덮어 거리 풍경을 한층 특별하게 만드는 데다 특유의 향기를 풍긴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 1번 출구.

 서초구 도구머리길~새우촌공원 서초구 방배동 서초로에서 방배동 효령로에 이르는 길이 1.01km 폭 15m의 보조간선길인 ‘도구머리길’은 조용한 주택가 골목들을 지나 작은 공원과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길이다. 도심에서 한가롭게 산책을 즐길 만한 곳이다. 옛날 남태령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들머리에 있던 도구머리마을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도로 끝에 있는 새우촌공원으로 가는 900m 길에 100여 그루의 벚꽃나무가 있고 사피니아·펜지·베고니아 같은 꽃들이 골목의 정취를 더한다. 공원에는 여러 갈래의 산책로와 잣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 3번 출구 도구머리길 입구 방면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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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봄꽃 나들이 명소

● 우면산 드림코스=벚꽃나무·철쭉 / 방배동 국립국악원 뒤편 장수약수터에서 법바위 입구 위쪽

● 풍납근린공원=붓꽃·부처꽃·톱풀 등 10여 가지 야생화 단지 / 지하철 5호선 10번 출구

● 가락동 건너말공원=핑크피스·람피온·피스 등 100여 종의 장미 / 지하철 3호선 경찰병원역 4번 출구에서 문정동 사거리 방면 우성아파트 뒤쪽

● 마천공원=철쭉·영산홍 / 지하철 5호선 거여역 2번 출구 마천사거리 지나 성내천 건너

● 백토공원=각시둥글레·부처꽃·금불초 등 야생화 100여 종 5만7000여 본 / 지하철 5호선 방이역 1번 출구에서 올림픽선수촌 사거리 방면 세륜중 옆

● 장지천=왕벚나무와 붓꽃, 산철쭉 등 야생화 / 지하철 8호선 장지역 2·3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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