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활동 경험 풍부하면서 면접 때 왜 주눅 드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마케팅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25세 A씨. 한 4년제 경영학과 4학년 생이다. 중국어 인증시험 HSK에서 5급을 땄다. 최상위 등급인 6급 바로 아래 단계다. A씨는 “흥미와 경험을 살려 최고의 중국 관련 마케팅 전문가가 되고 싶지만 어떤 전략으로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인크루트 서미영 상무와 롯데백화점 박현 인사팀장이 A씨의 취업전략을 분석했다.

글=김영민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하고 싶어하는 일과 자기소개서의 내용이 결이 맞지 않는군요.”

 A씨가 제일 처음 받은 지적이다. A씨는 일단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엔 이와 관련한 경력 부분이 담겨 있지 않았다. 리서치 회사에서 일한 경험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온데간데없었다. 종이를 채운 것은 온통 중국 얘기뿐이었다. 마케팅 분야에 지원한다면 굳이 쓸 필요가 없는 내용이 잔뜩 들어 있었다. 원래 하고 싶은 일이었던 ‘해외 영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까닭이었다. A씨는 희망하는 해외 영업은 이른바 초(超)고스펙자들이 몰리는 분야여서 몇 번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그래서 희망 분야를 마케팅으로 돌렸지만, 자기소개서는 옛날 내용과 스타일을 고수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서 상무는 “취업하려면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본인이 잘 알지 않느냐”며 “우선 희망 직군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케팅 직군에 걸맞게 자기소개서를 다시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 팀장도 “실제 기업에서는 대체로 순환근무를 시키기 때문에 마케팅 파트로 입사했더라도 나중에는 해외 영업 파트에서 근무할 수 있다”며 “꼭 해외 영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이어 자기소개서를 쓸 때 사례를 아주 구체적으로 적시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A씨가 ‘대학 때 학회 활동을 하며 태국 고산족의 생계 수단 마련을 위한 매실 상품화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한 줄로 적은 부분을 짚었다. 이렇게 쓰기보다는 ‘매실 상품화 프로젝트에서 어떠한 직책을 수행했으며 그 당시 이러이러하게 기획을 하고 실제로는 이렇게 진행을 했다. 그때 이런 아이디어와 교훈을 얻었다. 그 경험을 실제 마케팅 업무에 이런저런 식으로 접목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기술하라는 게 서 상무의 얘기였다.

 모의 면접을 진행한 박 팀장은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자세로 면접에 임하라”고 지적했다. A씨는 “아버지는 어떤 분이시냐”는 첫 질문에서부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면접 내내 목소리는 기어들어갔고, 면접관과 제대로 눈을 맞추지 못했다. 즉석에서 ‘자신이 회사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중국어로 답하라고 물었을 땐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었다. 회사가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자질에는 물론 전문성도 있지만, 더 우선시하는 게 적극적이고 패기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A씨에게서는 이런 점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게 박 팀장의 얘기다. 박 팀장은 “면접에서 자신감은 필수조건”이라며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가만히 침묵하고 있기보다는 ‘잠시만 생각해 볼 시간을 달라’고 솔직히 말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와 실제 면접 사이에 ‘괴리’가 없어야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 자기소개서에 중국어가 특기라고 적었으면, 무슨 질문이 나와도 유창하게 중국어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씨는 또 경영·경제학을 전공했으면서도 경영학원론에 나오는 ‘4P’에 대해 물었을 때 한동안 답을 하지 못했다. ‘가격·제품·장소·판매촉진 (Price·Product·Place·Promotion)’이라고 즉시 대답해야 했지만 이에 실패한 것이다. 이와 관련, A씨는 ‘기본이 탄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면접 준비 요령에 대한 컨설팅도 이뤄졌다. 박 팀장은 “본인이 이런저런 활동을 하는 중에 어떤 것을 얻었는지, 면접관이 어떤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라”고 권했다. 경험을 정리한 사람과 아닌 사람은 면접 답변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는 설명이다. 서 상무는 “A씨는 까다로운 질문을 받으면 더 우왕좌왕하는 게 눈에 드러난다”며 “마케팅 분야는 본인의 개성과 적극적 마인드가 첫 번째로 필요한 요소이므로 보다 자신감을 갖고 답변하라”고 주문했다.

청년 취업 프로젝트 신청하세요
joinsmsn.incruit.com

중앙일보 일·만·나(일자리 만들기 나누기) 홈페이지 (joinsmsn.incruit.com)에서 신청하세요. e-메일 주소는 입니다. 우편신청은 ‘서울 중구 순화동 7번지 중앙일보사 편집국 취업 섹션 담당자 앞’으로 보내면 됩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