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혁명 때도 노름은 못 말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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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베이징(北京)에 중국 최초의 포커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고 베이징청년보가 21일 보도했다. 이곳에 전시된 포커 카드의 종류는 무려 1만7000여 종. 모두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수집된 것이다. 카드는 모양과 새겨진 그림의 종류에 따라 8개의 전시관에 나눠 전시 중이다. 그림은 명승지.중국문화.미인 등이고 모양은 인체를 닮은 것도 있고 부채나 불꽃 형태도 있다.

가장 관심을 끈 카드는 문화혁명(1966~76)기간 중 인쇄된 원위피엔(文娛片) 26벌. 문혁 기간 중 포커놀이는 이른바 스지우(四舊.타파해야 할 네 가지 폐해)에 해당돼 카드 제조 자체가 금지됐다. 그러나 노름을 즐기는 중국인들은 72년부터 은밀히 카드를 만들어 소일거리로 삼았다. 때문에 당시 카드가 워낙 귀해 현재 시중거래가는 벌당 5000~1만 위안(75만~150만원)을 육박한다. 이들 카드에는 A.K.Q.J 대신 1.11.12.13으로 표기돼 있다. 영어를 모르기도 했지만 당시 미국을 적대시했던 중국인들의 뜻이 엿보인다. 박물관은 매일 개방하고 관람료도 무료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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