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로드리게스 '새역사 개척'

중앙일보

입력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주 톰 힉스는 지난 98년 현 공화당 대통령후보인 조지 W. 부시와 러스티 로즈로부터 레인저스와 알링턴 파크를 2억5천만달러에 구입했다.

그러나 힉스는 단 한명의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이보다 더 많은 2억5천2백만달러를 지불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25, 유격수).

흠집 하나 없는 '완벽'한 선수인 그가 마침내 메이저리그는 물론 미 프로스포츠의 역사를 새로 썼다.

12일(한국시간) 텍사스는 10년간 2억5천2백만달러에 로드리게스를 영입했다. 총액규모에서 얼마전 마이크 햄튼(콜로라도)이 세운 1억2천1백만달러의 메이저리그 기록과 NBA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케빈 가넷이 받은 1억2천6백만달러의 미 프로스포츠 기록을 모두 경신하는 액수.

또한 2,520만달러의 평균연봉에서도 로드리게스는 1,700만달러의 메이저리그 최고연봉(카를로스 델가도)을 훌쩍 뛰어 넘었다.

현재 미 프로스포츠의 최고연봉은 LA 레이커스의 샤킬 오닐. 오닐은 평균 2,95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앞으로 로드리게스가 오닐의 연봉을 추월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로드리게스는 10년 계약의 마지막 두 해에는 자신의 연봉을 추월당할 경우 그 부족분을 보상받는 '엘레베이터 조항'을 넣었다.

93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로드리게스는 96년의 풀타임 첫 시즌부터 타율 .358 36홈런 123타점의 MVP급 성적을 올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98년에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세번째로 40홈런 - 40도루를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30경기 이상을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42개의 홈런을 쳐냈다.

특히 지난 시즌 중반 시애틀이 세이프코 필드로 이전한 이후 켄 그리피 주니어(현 신시내티)의 홈런수가 급격히 준 반면, 로드리게스는 변함없는 파워를 보여줬다.

로드리게스는 통산타율이 .309일 정도로 정확성 또한 뛰어나다. 특히 올해는 100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이제는 선구안도 절정에 올랐다는 평가다.

그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은 수비. 로드리게스는 타고난 어깨에 경험까지 쌓여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 세손가락안에 꼽히는 수비력을 보유하게 됐다.

로드리게스의 영입으로 알렉스 로드리게스 - 라파엘 팔메이로 - 안드레스 갈라라가 - 이반 로드리게스 - 러스티 그리어의 막강타선을 보유하게 된 텍사스는 단숨에 내년 월드시리즈의 우승 후보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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