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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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달팽이가 느리다고 달팽이를 채찍질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행복이라 믿는 것은 많은 경우 행복이 아니라 어리석은 욕심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우주의 시계에서 달팽이는 느려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라디오 인기 DJ 인 정목(正牧·52·사진) 스님이 신간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공감)를 펴냈다. 번다한 일상에 상처받고 흔들리는 현대인을 향한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22편의 정갈한 산문을 묶었다.

 1990년 불교방송 개국 당시 세계 최초 비구니 MC로 주목받았던 그는 2004년부터 다시 불교방송 ‘마음으로 듣는 음악’의 진행을 맡아 주말 저녁 청취자와 만나고 있다. 2007년 문을 연 인터넷방송 유나(una.or.kr)의 회원만 34개국 4만5000여 명에 이른다.

 자신의 트위터에서 “책의 내용은 삶에서 놓친 것들을 한 번씩 점검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듯, 마음의 가지치기를 통해 삶을 가지런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는 “음악에 쉼표가 있듯 삶에 반드시 쉼표가 있어야 한다”며 ‘잠깐 안 하기’를 제안한다. 지금 당장 읽어야 할 것을 안 읽고 가야 할 것을 안 가고, 전화할 것을 안 하는 것은 살아 움직이는 나를 잠시 죽이는 일이지만, 자유로운 나를 살리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통에 대한 생각도 바꿔보라고 다독인다. 그는 “당신이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일들이 진정한 당신을 찾아가기 위해 잠시 내린 정거장이라고 생각하라” 고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열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를 걱정하지도 말라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세요. 행복한 마음은 지금 이 순간에 느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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