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강초현 사랑' 화제

중앙일보

입력

"자랑스런 해병대의 딸 강초현 선수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칼바람이 몰아친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군 해병대 사령부 연병장에는 김명환 해병대 사령관을 비롯한 3백여명의 장병들이 도열해 무개차를 타고 들어오는 강초현(18·유성여고)을 맞았다.

강은 해병의 상징인 빨간색 명찰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파커를 입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해병대 사령부에서 '해병대의 딸'로 시드니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에서 은메달을 따낸 강초현 선수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강의 아버지 강희균(해병 183기)씨는 월남전에 참전해 오른쪽 발목을 잃고 후유증으로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강은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업고 다니면서도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이날 중사 이상 간부들이 모금한 2백50만원을 공기소총 구입비로 전달했으며 아버지의 현역 시절 기록을 액자에 담아 함께 전달했다.

또 지난해 해병 창설 50주년 기념으로 전국을 순회했던 성화봉에 '아테네 올림픽 제패를 위하여'라는 격려 문구를 새겨 증정하기도 했다. 강초현이 희망할 경우 해병대 여군 입대 우선권을 부여하는 증서도 전달했다.

강은 이날 "아버지가 땀흘렸던 해병 부대를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지금 제가 달고 있는 빨간색 명찰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고 말한 뒤 "아버지는 딸이 사격선수임을 자랑스러워 하셨고 병석에 계시면서도 제가 쏜 10점 만점 과녁을 늘 어루만지셨습니다"고 회고했다.

강은 "해병 가족들의 격려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훈련해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습니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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