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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혁신 현장 직접 보니 감동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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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눈으로 직접 본 한국에 압도당했습니다.”

 지난 19일 방한한 존 스위니(사진) 스코틀랜드 재무·고용·지속가능 성장부 장관은 경남 거제의 삼성중공업 조선소를 둘러본 뒤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틀림없이 다른 한국 기업들도 비슷할 것”이라며 감탄을 연발했다. 스위니 장관은 샐먼드 총리에 이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서열 2위의 인물. 한국을 찾은 이유는 우수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다. 그는 사흘간의 출장 일정을 모두 기업 미팅으로 채우고 만찬 메뉴를 스카치 위스키와 퓨전 한식으로 직접 챙겼을 정도다.

 ‘위스키의 나라’ 스코틀랜드는 영국 연방 소속이지만 자치 의회를 꾸려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인구는 약 520만 명에 불과하나 북해유전과 에너지·조선·생명공학 등 영국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특히 전력 수요량의 35%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만큼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1월, 현지에 해상풍력 발전기(7MW급)를 세워 시험가동한 뒤 2014년부터 전력을 판매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위니 장관은 “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있는 한국기업에 정부차원의 지원을 약속한다”며 대학과의 기술협력 보장, 연구개발부터 제조까지 실질적 지원, 세제 혜택 등을 예로 들었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 가을,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가 예정돼 있다. 정치적 문제와 무관하게 경제 성장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게 스코틀랜드 정부의 방침이다. 아시아 국가에 비하면 미미한 성장률(0.8%)이지만 총체적 난국에 빠진 유로존 국가들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다.

 스위니 장관은 “지금 투자여력이 있는 곳은 한국 같은 아시아 국가들”이라며 “유럽과 한국이 적극적으로 경제협력을 하면 글로벌 경제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한국기업들의 스코틀랜드 투자금액은 약 2조원. 가장 활발한 분야는 해상풍력 분야로 2020년까지 이 분야에서만 2만8000명의 직접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외에도 최근 이랜드가 의류업체인 피터스콧과 록캐런오브스코틀랜드를 인수해 진출한 상태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맞물려 식음료 분야의 교류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한국은 스카치위스키 수입 세계 6위의 나라다.

글=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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