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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700억대 채권위조단 적발

중앙일보

입력

목사와 벤처기업가 등이 포함된 채권위조단이 8천700억원대의 산업금융채권을 위조, 일부를 시중에 유통시켜오다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강력부(이준보.李俊甫 부장검사)는 10일 산업금융채권 위조단을 적발,주범 윤부남(57.목사겸 모신학교 부학장)씨와 위조기술자 최병곤(44.무직)씨 등 12명을 유가증권 위조.행사및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벤처사업가 최모(38.H통신 대표)씨 등 3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인쇄기와 코팅기,스캐너 등 인쇄장비 일체와 위조채권 8천7백여장을 압수했다.

`산업금융채권'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지난 54년부터 기간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목적으로 개인 또는 기업을 상대로 발행해온 채권으로 현재 유통중인 채권규모는 25조원에 달한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 등은 지난 6월~11월 경북 경주에 컴퓨터 채권위조 인쇄시설을 갖춘 비밀공장을 차려놓고 산업은행에서 발행된 5년만기 1억원짜리 산업금융채권 8천9백여장을 위조, 이중 2백여장을 조주행(57.구속기소)씨 등 판매책을 통해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불빛에 비추면 나타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숨은 문양과 형광잉크 도색 등 위조방지 표식까지 위조,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도 위조여부 확인이 쉽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들이 자금난에 빠진 상당수 기업이 채권을 사채 담보용으로 활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채권위조를 계획했으며 위조채권을 사업가들에게 처분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명 벤처사업가 최씨는 지난 10월 판매책을 통해 위조채권 54장을 1억3천만원에 사들인 뒤 진짜 채권인 것처럼 속여 이모씨 등 사채업자들에게 맡기고 거액의 사업자금을 조달하려다 이씨가 위조사실을 눈치채고 검찰에 신고하자 자취를 감췄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산금채 등 채권위조 조직이 더 있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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