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바다·하늘’에서 최고 꿈꾸며 럭셔리카 정상 등극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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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호 24면

벤츠의 뿌리는 독일 만하임의 발명가 카를 벤츠(Karl Benz·오른쪽 사진)에서 비롯된다. 그는 1886년 1월 세계 처음으로 휘발유 엔진 자동차를 특허 등록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공장 ‘벤츠&시에’는 이미 83년 설립됐다. 또 다른 공동 창업자 고틀리에프 다임러(Gottlieb Daimler·왼쪽 사진) 역시 86년 ‘말 없는 마차’라는 이름의 자동차를 개발한 뒤 90년 다임러자동차(DMG)를 세웠다. 지난해 창립 125주년 기념식에 창업 3세가 등장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세 꼭지 별 신화의 토대, 창업자 카를 벤츠와 고틀리에프 다임러

메르세데스는 스페인어로 ‘우아하다’는 뜻이다. 1902년 다임러가 만든 모델명이다. 당시 다임러의 오스트리아 판매 지사장이던 에밀 옐리네크가 자신의 딸 이름인 메르세데스를 차명으로 써 달라고 해 들어줬다.

벤츠&시에와 DMG는 1926년 합병했다. 독일 경제가 제1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극심하게 피폐해 있을 때다. 회사 이름은 ‘다임러-벤츠’였다. 로고는 동그라미 안에 3개의 별을 결합한 다임러 것을 그대로 썼다. ‘육지ㆍ바다ㆍ하늘’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뜻이다. 질주에 역점을 둔 다임러와 안전을 중시한 벤츠의 만남은 찰떡궁합이었다. 전영선 자동차문화연구소장은 “벤츠는 소량생산으로 희소가치를 높이고 비싸게 받는 전략을 구사해 6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부자를 상징하는 대표적 고급차가 됐다”고 설명했다. 80년대는 극전성기였다. 소형차 190시리즈(현재의 C클래스)와 중형차 300시리즈(E클래스)를 잇따라 내놓으며 연산 100만 대 규모에 진입했다.

크라이슬러 인수 이후 사명은 ‘다임러-크라이슬러’를 쓰다가 2008년 다임러로 다시 바꿨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임러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다. 두 창업자의 사업철학은 비범했다. ‘발명에 대한 열정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카를 벤츠)와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다임러)는 경구는 오늘날 영광의 자양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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