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김인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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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가 김인경(하나금융그룹)에게 향했다. 1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 섬의 코올리나 골프장(파72·6421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총 상금 170만 달러) 첫째 날, 중계 카메라는 김인경의 경기를 자주 비췄다.

김인경은 지난 2일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한뼘 반짜리 퍼트를 넣지 못해 우승컵을 놓쳤다. 골프 역사에 남을 참혹한 실수를 겪은 김인경이 이번 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TV 카메라는 매우 궁금해 했다. 커다란 실수를 겪은 선수들은 대부분 슬럼프에 빠진다. 1999년 디 오픈에서 마지막 홀 트리플 보기를 한 장 방드 벨드(프랑스)는 사건 이후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은퇴했다. 골프의 전설 개리 플레이어(남아공)는 "김인경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퍼트를 실수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김인경이 받을 상처는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인경은 일어섰다. 작은 체구지만 강단있는 모습도 이전과 다름이 없었다. 나비스코에서의 상처는 떨쳐버린 듯 했다. 김인경은 보기 3개에 버디 4개를 묶어 1언더파를 쳤다. 유소연(한화), 김효주, 미야자토 아이(일본), 카리 웹(호주)과 함께 공동 12위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86%, 그린적중률은 61%를 기록했다.

김인경은 나비스코 후 더 열심히 연습했다고 한다. 팔에 통증이 생길 정도였다. 대회 전 인터뷰에서 “18번홀에서 퍼트를 놓칠 줄은 몰랐지만 골프에서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 일을 계기로 더 열심히 연습했고 모든 것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라고 밝혔다.

이날 김인경은 “(나비스코 이후)한국뿐 아니라 현지에서도 많은 골프 팬들이 응원을 해줘서 놀랐다”며 “그게 마지막 찬스는 아니다. 앞으로 경기에 더 최선을 다하면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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