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번 돈 세금 내기 싫다"…미 시민권·영주권 포기 급증

미주중앙

입력

이민자들이 몰려드는 미국 사회에서 지난해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반납한 사람이 무려 1800명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미 세금서비스국(IRS)이 지난 1998년 이래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이들의 명단을 발표해온 이래 가장 많은 수치이다.

지난 2008년과 비교하더라도 이 수치는 무려 8배나 높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같이 갑자기 미국 국적을 포기하거나 영주권을 반납하는 이들의 주된 이유는 바로 세금 때문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외국에서 생활하는 미국민들도 반드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 미국 세법이기에 세금 때문에 국적을 포기하는 이들은 거의 이같은 해외거주자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해외 거주자들에 세금을 징수하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그런데 해외 거주자들이 세무보고를 하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으로 지적된다.

해외거주자들의 세무보고시 필요한 증빙서류들은 모두 거주국가 언어로 돼 있어 이를 근거로 하려면 상당한 애로가 놓여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어려운 세무업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국적을 포기하는 것인 셈이다.

특히 지난 2010년에 의회에서 제정된 해외세무계좌의무법안은 해외 거주자들은 반드시 해외 은행계좌와 금융관련 정보를 모두 신고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1만달러 이상 해외 계좌에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를 신고하도록 규정하기도 해 이처럼 까다로와진 의무규정이 개인 생활을 침해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해외 금융기관에 보유중인 헤지펀드 등 모든 금융자산을 신고하도록 세법이 규정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국적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2008년의 경우 IRS에는 미국 영외에 거주하는 국민 21만8840명이 세무보고를 했었다.

최철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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