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원 강사 “2년 걸릴 단계 통과” 오른 실력에 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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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말하는 게 재미있다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어요. 흠뻑 빠져 즐기면서 공부했어요.” 이재원(경기도 성남시 초림초 6)군은 지난 겨울방학에 참가했던 ‘영어의 신’ 3기 캠프 이야기가 나오자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 이 군은 캠프 첫날 치른 SLEP TEST에서 24점(67점 만점)을 받았으나, 캠프 마지막 날 시험에선 43점으로 훌쩍 뛰어 3기 캠프 최우수상을 받았다.

임선영 기자 , 사진=김진원 기자

‘영어의 신’ 3기 캠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이군은 “캠프에서 대학생 형의 멘토링 덕에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영어 흥미 못느껴 또래 평균 점수 맴돌아

“아, 영어 공부~ 난 암기 과목은 좋은데 영어는 별로야.” 이군은 영어에 흥미를 못 느꼈다. 영어책은 ‘의무감’으로 읽었을 정도다. 영어일기는 단어 몇 개를 활용해 억지로 몇 줄을 늘려 완성하기 일쑤였다. 학교와 학원에서 영어 원어민 강사가 말을 걸면 당황해서 아는 문장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틀리면 친구들에게 창피해서 어쩌나”하는 불안감이 앞섰다. 그 결과 영어학원에서 치른 영어능력 시험에선 늘 또래들의 평균 점수를 맴돌았다.

이군의 어머니 박진경(42)씨는 아들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 방안으로 영어 캠프를 골랐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과 여러 캠프들을 보면서 학업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프로그램을 찾았다. 영어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것은 기본, 꾸준하게 학업을 이뤄갈 수 있도록 꿈과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 내용을 원했다. 이 가운데 개인과외처럼 대학생들이 멘토가 돼 공부를 가르쳐주는 ‘멘토와 함께하는 영어의 신 캠프’를 선택했다.

대학생 멘토 개인별 공부방법도 조언

‘멘토와 함께하는 영어의 신 캠프’는 매일 9시간의 정규수업이 영어로 진행됐다. 수업은 원어민 강사와 1:1로 하는 읽기·문법·쓰기 수업과, 소규모 그룹으로 하는 말하기·듣기 수업이 교차로 이뤄졌다. 캠프에 참가한 다른 친구들과도 영어로만 대화했다.

매일 원어민 강사가 영어일기를 1:1로 첨삭해줬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자신의 글을 다시 고쳐 쓰기를 반복했다. 정규수업을 마친 뒤엔 ‘공부의 신’ 프로젝트(중앙일보 대학생 학습 멘토 프로그램)에 참가한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이 매일 1시간씩 효과적인 자기주도학습 방법을 알려줬다. 학생 개인별로 고민하고 있는 공부방식에 대해 조언해주며 자신의 공부 경험을 전달해줬다. 수학 공부에 대한 수업도 함께 진행됐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 온 수학 강사가 매일 1시간씩 수학을 가르쳐줬다. 수학 문제가 서술형 평가로 바뀌는 등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캠프에는 소수정예 인원이 참가해 이군은 원어민 강사와 수시로 이야기를 나누고, 모르는 것은 적극적으로 물어봤다. 친구들과 영어로 농담도 하면서 영어의 맛을 깨닫게 됐다. 이군은 “선생님하고 단둘이 영어로 얘기하니까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주저하지 않고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친구들도 영어로만 말하니까 저도 용기가 나고 신나서 영어에 몰입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캠프가 끝날 즈음엔 집을 떠나 부모의 도움 없이 혼자서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도 밀려왔다.

박씨는 “예전에 참가했던 다른 캠프는 노는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 돼 영어 실력의 변화를 못 느꼈었다”고 말했다. “캠프를 다녀온 뒤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갖게 된 점이 큰 수확”이라고 설명했다. “학원으로 따로 이동하지 않고, 영어 캠프 전용 리조트에서 모든 게 이뤄져 안전한 점도 안심이 됐다”고 덧붙였다.

원어민과 대화 잘 되고 발표능력 향상

‘영어의 신’ 캠프는 이군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이군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었다. 이젠 “저 이제 영어가 좋고, 잘하는 거 같아요”라는 말을 달고 살 정도다. 캠프를 다녀온 뒤 영어일기를 200개가 넘는 단어를 활용해 쓰고, 영어책 읽기가 취미가 됐다. 한번은 영어학원 강사가 놀라 집으로 전화를 했다. “이군이 레벨테스트에서 보통 아이들이 2년은 걸려 올라갈 단계를 통과해 상급반으로 옮기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원어민 강사와도 대화도 자연스러워지고 발표능력도 향상됐다”며 “영어신문을 활용한 수업에서도 창의력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이군은 캠프 기간 동안 몸에 베인 규칙적인 공부습관을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방과 후와 학원을 다녀온 뒤에 직접 만든 학습 계획표대로 자습을 한다. 영어 듣기·쓰기·말하기·읽기 영역별로 익힌 학습법도 매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이군은 “캠프를 통해 수학 공부는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캠프에서 만난 대학생 누나·형들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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