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19대 총선 이 당선인] 이자스민 딸 “엄마, 나 인터넷 안 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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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스민

새누리당 이자스민(35) 비례대표 당선인은 16일 하루 종일 어떤 공식적인 반응도 없었다. 그에 대한 공격이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증)’ 양상을 보이고 있었지만, 이씨는 대응하려 하지 않았다. 최근 조선족 출신 우위안춘(오원춘)의 살인사건이 겹치면서 인터넷에는 이씨에 대한 공격이 더 심해졌다. 이 중에는 ‘불법체류자 무료 의료지원 등을 담은 이자스민의 선거공약’이란 허위 문서도 있었고, “매매혼(賣買婚)으로 한국에 들어왔다”는 거짓말도 있었다.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고발할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이씨는 침묵을 지켰다. 침묵은 이씨가 1995년 한국에 시집온 이후 체득한 ‘혐오증에 대한 대처법’이기도 하다. 정치를 시작하기 전 이씨는 기자와 만나 “이상하게도 가만히 있으면 내 편이 늘어나더라”며 “스스로 떳떳하면 그만이다”고 했다.

 학력 논란이 일었을 때도 이씨는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는 아테네요 대학에 연락해 ‘생물학과는 의대 진학률이 100%인 의예과 개념(pre-medical course)’이라는 사실을 가지고 와 변호해줬 다.

 정치를 할 때부터 자신에 대한 공격은 예상했었다. 하지만 아들(16)과 딸(13)에 대한 고민은 있다고 한다. 외향적인 아들은 페이스북에 직접 엄마의 떳떳함을 대변하는 글을 올렸다. 딸은 엄마가 걱정스러웠는지 “인터넷 따위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씨가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의 스태프였던 한 지인은 “독일과 미국에 이민간 우리의 아버지·어머니들, 그리고 그 자녀들이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받을 때 우리의 심정이 어땠는지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 버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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