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벌써 홈런 넷 강정호 … 이번 주도 펑펑 터질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넥센의 유격수 강정호(25)가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에서 독주하고 있다.

 강정호는 15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리는 등 개막 이후 7경기에서 홈런을 4개나 쳤다. 이 부문 1위다. 시즌 초반이긴 하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홈런 몰아치기에 대해 강정호는 “이유는 없다. 중심에 잘 맞히니까 나오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홈런을 잘 치는 비결은 없어도 공을 잘 맞히는 데엔 이유가 있다. 강정호는 전지훈련에서 백스윙을 줄이는 간결한 스윙으로 타격자세를 조금 바꿨다. 이런 스윙이 배트가 빠르게 나오면서도 정확한 타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타이밍이 빠르니 히팅 포인트가 앞쪽에 형성돼 타구에 힘은 더 실린다.

 여기에 중장거리 타자 이택근(32)과 박병호(26)의 가세로 ‘큰 것을 쳐야 한다’는 부담이 사라졌다. 강정호는 지난 시즌 초 4번 타자를 맡아 심리적 부담이 컸다. 장타를 의식해 오히려 장타가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올해는 5번으로 한 계단 내려왔다.

 야구에서 유격수와 거포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수비 범위와 순발력이 중요시되는 포지션의 특성상 체구가 날렵하고 센스 있는 선수가 유격수를 맡았다. 이 때문에 홈런에 대한 기대는 적다.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유격수 홈런왕은 1990년 28홈런을 때린 장종훈(44·당시 빙그레)이 유일하다.

 강정호가 2009년 23홈런을 때릴 당시 30경기째 4번째 홈런이 나왔다. 이런 페이스라면 새 기록을 노려볼 만하다. 역대 유격수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97년 이종범(42·당시 해태)의 30홈런이다. 강정호는 이번 주중 KIA와 주말 두산을 상대로 홈런포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홈런왕들의 침묵은 길다. 이승엽(36·삼성)이 15일 첫 홈런을 신고했을 뿐 최형우(29·삼성)와 김태균(30·한화)은 아직 침묵하고 있다. 홈런왕들이 포진한 삼성과 한화는 주말 청주구장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한편 박찬호(39·한화)는 주중 청주 LG전에 두 번째 선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박찬호가 또다시 연패에 빠진 팀을 구원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시즌 초반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와 SK는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주중 3연전에서 우열을 가린다.

허진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