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무선인터넷시장 급속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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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업체들이 휴대용 전화기를 인터넷 장치로 쉽게 변환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아시아의 무선인터넷 시장이 빠르게 가열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앞으로 몇년 내에 아시아에서는 컴퓨터보다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홍콩에서 개막되는 국제통신연맹(ITU)의 시사회에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잘 나타나고 있다.

현재 무선인터넷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인터넷 접속 상태를 항상 유지하고 초당 2메가 바이트의 속도로 광대역 접속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네트워크는 아시아 대부분 지역에서 최소 2년내에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는 이미 달아오르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이동통신 장비 공급업체들은 이미 서비스 제공에 뛰어들고 있으며 휴대전화 업체들은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며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설비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해 무선인터넷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기존 휴대전화 업체의 입장에서는 무선 인터넷은 새롭고도 위협적인 기술이다.

휴대전화 업체들은 이제 값싸고 안정성만을 강조하는 기기를 판매하는 데에서 탈피해 가족 사진을 교환할 수 있는 개인용 포털 사이트 등과 같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초점을 옮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피터 리서치사의 분석가들은 오는 2005년까지 구매, 서비스, 그리고 정보를 중심으로 한 전세계 이동통신 산업 시장의 규모를 22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는데 안정적인 네트워크 유지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그 승자를 가리기는 쉽지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기존에는 장비 제조에만 중점을 뒀을 뿐 제조 이후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일임하다시피 했던 제조업체들도 최근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따내기 위해 서비스 제공 및 소프트웨어 응용에도 손을 대며 미래의 황금시장 선점에 나섰다.

아시아 지역에 이동통신 장비를 가장 많이 제공하고 있는 에릭슨사는 이 지역의 가내 수공업 수준의 응용기술 또는 콘텐츠 개발 업체들을 격려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에릭슨사는 아시아내에 4곳의 시험 센터를 개설했으며 중국내에서만도 150개 업체와 합작하고 있다. 이같은 작업을 통해 이후 에릭슨사는 다양한 자사가 운영하는 장비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휴대단말기(PDA) 제조업체인 핸드스피링사와 휴렛 패커드, 그리고 팜사 역시 서비스 제공업체들과 손잡고 건강 상담에서부터 아시아 지역 경마소식에 걸친 다양한 정보 제공으로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무선인터넷 초기 단계에서 콘텐츠 제공업자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한 업체와의 독점 계약을 통한 이익창출 보다는 다양한 고객을 상대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불안정한 시장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상쇄해야 한다고 말한다.

런던의 신생 업체로 전세계 240개 도시에 대한 상세하고 종합적인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는 더블유시티스(wcities)의 경우, 이 회사에 1천500만달러를 투자했던 브리티시 텔레콤 PLC사를 이용, 자사의 콘텐츠를 PLC의 아시아 계열사에 제공토록 했다.

또 에릭슨과 중국내 이동통신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광둥(廣東)성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노키아, 지멘스 AG, 그리고 소니와도 손잡고 아시아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고경영자(CEO)인 라삽 탄은 "이제는 문에 발을 들여놓아야 할 중요한 때"라면서 "이와 함께 오늘날 사용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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