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기‘폭발물’ 전화에 캐나다 군기지 긴급 착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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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캐나다 밴쿠버를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전화 때문에 회항해 현지 군기지에 비상착륙했다.

 1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승무원 13명과 승객 134명이 탑승한 KE072편이 10일 오후 2시55분(이하 현지시간) 밴쿠버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이어 25분 뒤 미국 내 대한항공 콜센터에 “밴쿠버발 비행기에 폭발물이 실렸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남자 목소리에 영어를 썼지만 신원은 확인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측은 전화를 받은 직후 긴급 논의를 거쳐 해당 항공편에 회항을 지시했다. 이 사이 상황을 전파받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도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대기 중이던 F-15 전투기 두 대를 해당 비행편 주변으로 긴급 발진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여객기는 안전규정에 따라 2시간여 동안 인근 상공을 선회하며 싣고 있던 기름을 다 버린 뒤 오후 5시24분 밴쿠버에서 서쪽으로 182㎞ 떨어진 커먹스 공군기지에 비상착륙했다. 승객 안전에는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 보안당국은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하고는 기체 내부와 수하물을 정밀 수색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루 전인 9일에도 ‘밴쿠버발 비행기에 폭탄이 실렸다’는 전화가 걸려와 2시간 동안 기체를 수색했지만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며 “이번 건도 장난전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인천~밴쿠버 구간을 주 5회 운항하고 있다. 6월 1일부터는 주 7회로 증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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