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인 초대전 '한국정서의 원류'

중앙일보

입력

중진화가 이만익(62)씨의 초대전 '한국정서의 원류'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3216-1020)에서 12월 17일까지 열리고 있다.

5년 만의 국내전이다. 1천호 크기의 '탈놀이'를 비롯해 50여점의 대작을 전시 중이다.

그의 작품들은 강렬하면서도 선명한 색상과 굵고 뚜렷한 윤곽선으로 한국인의 토속적인 정서를 보여주는 게 특징. 소재는 늘 그러했듯 주로 우리 민족의 설화와 전설, 시와 민요 등에서 따왔다.

작가는 "내가 고집스럽게 설화와 시가를 소재로 하는 것은 그 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긍정하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그림 속에 우리를, 어쩔 수 없는 인간을 담아보고 싶은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전시작은 우리 탈춤 공연장면을 강렬한 과장법으로 그려낸 탈놀이를 필두로 하백일가도·유화취적도·주몽 등의 설화적 작품들과 새날·해동일출도·울릉도 풍경 등의 풍경화, 정원사의 가족·가을날 등의 가족그림, 한국전쟁의 참상을 표현한 '우화', 명성황후 포스터를 이용한 '명성황후' 등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석굴암 본존도' '진전사지 3층석탑' '행려관음도' '백제관음도' 등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불교 소재 작품.

1985년 '그림으로 보는 삼국유사전'을 열었던 작가는 삼국유사 자체에 불교적 내용이 많았다"면서 "불교의 정신세계를 내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해 "작품에 추상성을 도입한 것도 새로운 시도며 선이 더욱 자유로워진 것 역시 전과 다른 특징"이라고 설명한 뒤 "이번 전시가 그림 한 점을 그리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자세를 후배들에게 가르쳐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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