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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국어능력 학습법

중앙일보

입력

서울 재동초 3학년 학생들이 국어교과 수업을 받고 있다.

“아이들이 학년이 높아질수록 국어를 더 어려워해요” “아이도 힘들어하고 시험을 치면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고민들이다. 초등학교 전 교과에서 논리적인 사고력과 추론능력을 측정하는 서술형 평가가 실시되면서 국어실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국어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서술형 평가는 논리적인 사고력과 종합적인 말하기 능력을 요구한다. 제시문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답안에 반영해 서술하는 형태다.

 현재 초등학교 국어교과는 4지 선다형에 단답형 주관식이 시험의 전부였던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예컨대 3학년 2학기 국어교과 서술형 평가문제는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나의 의견을 써 보시오 ▶제시문을 읽고 어떤 음식을 대접하면 좋을지 나의 의견과 그 까닭을 써 보시오 ▶제시문의 특정 지문을 다음과 같이 바꾼다면 뒷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써 보시오와 같은 형태로 출제된다.

 다른 교과의 서술형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 나라와 중국, 일본 세 나라 사이의 문화적공통점이 무엇이며 공통점이 많은 까닭을 한 가지씩 쓰시오(사회교과) ▶옷을 여러 겹 껴 입으면 보온이 유지되는 이유를 써 보시오(과학교과) 처럼 국어능력과 사고력을 요구한다.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이경화 교수는 “국어는 읽기와 쓰기 같은 국어 사용 능력을 다루는 교과적 특성 때문에 다른 교과의 학습부진의 한 원인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국어교과의 학습부진 원인은 크게 3가지”라며 “개념의 이해 부족과 잘못된 개념 형성, 방법의 적용과 활용능력의 부족, 동기와 흥미 등 적극적 태도의 부족 등이 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읽을 책 고를땐 북매치 전략 9가지 활용을

 초등학교 국어교과는 듣기·읽기·쓰기·문법·문학영역 등 5가지로 분류된다. 각 영역의 공통적인 부진원인은 어휘력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글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비판적 읽기능력이 부족해진다. 읽기가 부족하면 글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이를 평가하고 감상하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제시문을 읽고 뜻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질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몰라 엉뚱한 답을 내놓는 경우가 생겨난다. 국어실력 향상을 위해 어휘력이 중요한 이유다.

 평소 독서를 가까이 하면 국어학습 부진의 원인이 되는 어휘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 교과서뿐 아니라 공상과학 소설과 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가까이 하면 된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은 자신에게 적합한 수준의 책을 고르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 때는 북매치(BOOKMATCH)전략을 활용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북매치가 제시하는 선택 기준은 책의 길이, 일상 언어, 구조, 책의 선행 지식, 다룰 만한 내용, 장르에 대한 매력, 주제 적합성, 연관, 높은 흥미 등 9가지다. 이 기준에 부합되는 지 여부를 판단해 선택하면 책에 대한 아이의 만족도와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아이수박씨 오선희 강사는 “책을 읽을 때 3가지 기준을 항상 염두에 둘 것”을 권했다. ‘무엇에 대한 글인지’, ‘글쓴이가 무엇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글쓴이가 이 글을 왜 썼는지 등이다. 오 강사는 “이 3가지 기준을 생각하고 독서를 하면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행간의 의미 파악과 같은 문제유형도 어렵지 않게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휘력이 부족한 학생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어휘를 만나면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땐 이해하지 못하는 어휘에 매달리지 말고 글 전체의 의미에서 그 어휘의 뜻을 이해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어 능력은 단기적인 노력으로 향상되지 않는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개인의 성향에 맞게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국어 실력이 부족한 경우 대부분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지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학습방법을 안내하고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어 공부 이렇게 하면 재미있어요

- 반대되는 상황을 나타내는 그림 카드 찾기 : 여러 상황을 나타내는 그림(남자·여자·많은·적은·추운·더운·긴·짧은 등)을 카드로 만들어 반대되는 상황끼리 짝 맞추기. 단어 간 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어휘력을 키울 수 있다.

- 문장에서 중심 생각 찾기 : 교과서·동화책·신문기사 등을 읽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낱말표시하기. 중심 생각은 글쓴이가 글에서 나타내려는 글감, 제목, 글 전체의 이해를 통해 파악된다.

- 탐정 놀이하기 : 문장을 읽으며 문장 속의 동음이의어를 찾는 놀이.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른 낱말을 찾아 동그라미로 표시하고 그 뜻을 써보기. 예컨대 ‘나도 그 아이에게 사과를 받았어’와 ‘나는 사과를 먹고 싶어’와 같이 소리는 같으나 쓰임이 다른 경우를 찾으면 된다.

- 인물-상황 카드로 역할놀이 하기 : 인물카드(예: 옆집 동생이나 선생님·아버지·친구·할머니에게 말씀드릴 때)와 상황카드(나이·생일, 밥 먹었는지, 지금 집에 있는지 물어보기 등)를 만들어 카드를 한 장씩 뽑아 인물과 상황에 맞게 예사말이나 높임말을 해 보는 놀이하기.

- 비유적 표현 이해하기 : 시를 읽고 떠오르는 장면 그리기: 교과서나 시집에 있는 시를 읽은 후 떠올려지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비유적 표현의 수수께끼 만들기: 단어를 3단계 수수께끼로 만들어 풀어보기(예컨대 딸기를 ▶나는 밭에서 태어난 빨간 보물입니다. ▶나는 얼굴에 주근깨가 있습니다. ▶나는 초록색 방석 위에 앉아 있습니다로 표현)

<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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